자막]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시내버스 정류장입니다.

버스를 타려던 이상훈씨.

하지만 시내버스는 뭐가 그리 급한지 그냥 지나쳐 가버립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저거 타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예, 근데 저렇게 가버리잖아요.

시내버스 타려다가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까?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나마 주변에서 도와주면 그 사람들이 잡아주고 그러는데 혼자 타려고 하면 그냥 지나쳐 버리고 그래요.

의자에 앉아 있는 이상훈씨.

카메라가 들어갈 때까지 도시철도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여유도 있고 만약에 제가 문제가 있어서 늦게 타게 되면 바로 출발 안하고 문이 계속 열려 있는 상태거든요. 충분히 여유를 줍니다.

지난 2007년 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이상훈씨.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저 같은 시각장애인들은 빨리 못 걸어요. 비장애인들처럼…. 그러다보니까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기사 분들도 그냥 휙 지나가버리잖아요.

혼자서는 시내버스를 탈 수 없습니다.

목적지도, 번호도, 정차 위치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승강장을 찾기도 힘들뿐더러 막상 찾았다 하더라도 지금같이 버스가 왔잖아요.

그러면 주변사람 도움 없이는 버스를 타기 힘들거든요.

시내버스는 연습을 많이 해도 안 되네요? 좀 어렵죠. 일단 근본적인 게 몇 번 버스가 오는지를 잘 모르니까.

시내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도착 안내 전광판입니다.

문자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시철도는 그러나 다릅니다.

부산도시철도 안내방송 (현장음)

지금 장산, 장산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고객 여러분께서는 한걸음 물러서주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도시철도.

시내버스는 그러나 승객이 알아서 찾아가야 합니다.

교통카드 단말기를 찾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버스마다 위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내버스 기사 (현장음)

여기, 여기…, 아니 약간 밑에 약간 밑에…. 예.

INT 시내버스 기사

왜 그러냐면 차 회사가 다르고 또 연도에 따라서 차 사양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단말기 위치가 똑 같을 수가 없죠.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어떤 건 위에 있고 어떤 건 밑에 있고 옆에 있고 그렇거든요.

그럴 때 기사분이 친절하게 해주는 게 아니라 거기 찍으소 거기 찍으소 이런 식으로 얘기해버리거든요.

그러니까 거기를 찍으라고 하면 나는 어디를 찍어야 될지를 몰라요. 위를 찍으라는 건지 밑을 찍으라는 건지….

승객이 타자마자 출발하는 시내버스.

이상훈씨는 손잡이 지지대를 잡고 이동해야 합니다.

흰 지팡이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한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버스자체가 요동이 심하잖습니까 요동이 심하다보니까 일단 제가 버스 안에서 움직이기도 불편하고….

일반 시내버스입니다.

손잡이 지지대가 뒤쪽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해 도입된 저상버스는 그러나 앞쪽에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시각장애인인 이상훈 씨에겐 오히려 불편합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뒤쪽 부분에 보면 손잡이가 없어요. 저상버스…. 그러니까 뒤쪽으로 가면 저는 이제

불안해서 움직이질 못해요 잘…. 아까는 사람들이 도와줘서 갔지만 사람들이 안도와주면 저는 그걸(이동을) 못합니다.

못하는 게 아니고 상당히 위험해지거든요. 버스가 흔들린다든가 그런 경우가 생겨버리면….

어떨 때 보면 저상버스보다 일반 버스가 더 편해요. 왜냐면 높이가 낮으니까 팔도 편하고

또 일반 버스는 뒷문 쪽에도 손잡이 지지대가 있거든요. 그래서 뒷자리를 가도 잡을 수가 있어요. 근데 아까도 보셨지만 (저상버스는) 뒷부분에 바가 없거든요. 그래서 못 잡거든요. 그런 불편함도 있고요.

바퀴 부분만 턱이 있는 일반 시내버스.

저상버스는 그러나 뒤쪽이 온통 턱입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지금 저상버스 같은 경우는 바퀴 부분에 타려면 무릎 정도까지 올려야 되는 그런 불편함이 있더라고요.

되게 위험해요. 제가 타는 건 문제가 안 되는데 타고 나서 내릴 때 어제 같은 경우는 잠시 일반 버스로 착각하고 다리를 확 짚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모든 좌석마다 단이 있으니까 내릴 때 주의를 안 하고 잠시 딴 생각하다 내리다 보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다는….

그렇죠. 상당히 위험하죠. 오히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시내버스, 도시철도는 목적지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승하차가 이뤄지는 도시철도.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위험한 차도로 나가야 합니다.

늦었지만 시내버스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때입니다.

INT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음성안내도 되고 아까도 말했지만 정확한 위치에 내려준다면 이용 할 수 있습니다.

정차위치가 항상 같으면요? 예, 예, 딱 일정하게 정차하고 그다음에 카드 단말기 위치가 표준화 되어갖고 항상 찍는 곳에 찍을 수만 있다면 이용을 할 수 있죠. 그런 부분들만 고쳐준다면….

자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

④ 교통사업자 및 교통행정기관은 장애인이 이동 및 교통수단 등을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이용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행 및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

감독 정 승 천 (vj1000@korea.com)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