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장애인권리협약 마련을 위해 세계장애인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장애인계도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장애인의 날에 진행된 장애인들의 차별철폐 투쟁장면. <에이블뉴스>

오는 9월 열리는 제58차 유엔 총회에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을 상정하기 위해 세계장애인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장애인계에서도 이 협약의 비준 및 국내 이행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은 '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하고 보호하기 위한 국제조합의 포괄적이고 완전한 국제조약'의 줄임말로 2001년 9월 열린 제56차 UN총회에서 멕시코가 처음 발의, 지난해 8월 뉴욕에서 '제1차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유엔 특별위원회'(Ad Hoc Committee)를 열어 그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당시 기존 6대 인권조약과의 중복 문제등 때문에 논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특별위원회에서는 오는 6월 16일부터 27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2차 국제장애인권리조약 특별위원회를 열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필요성 논의를 마무리짓고, 총회 상정 내용을 최종적으로 결의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장애인계는 제2회 특별위원회에 앞서 오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태국 방콕 유엔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리는 '장애인 권리와 존엄을 위한 국제조약 관련 전문가 모임 및 세미나'에 참가단을 파견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대한 우리나라 장애인계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태지역 25개 국가의 장애인자조그룹, 장애인관련 정부관료, 장애인비영리민간단체 등의 40개 영역, 7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대한 아·태지역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모임이다.

이번 세미나에 참가하는 한국 파견단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박춘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종성 부장, 한국장애인연맹 이석구 사무처장, 신연주 간사, 서울장애인연맹 김대성 회장, 위문숙 기획홍보국장, 제주장애인연맹 이준석 회장, 양영진 사무국장,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양병호씨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박춘우 단장은 "이번 세미나 동안 한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움직임과 국제서명운동을 함께 펼쳐, 우리나라 장애인 인권현실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운동과 관련된 장애인단체의 활동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참가단은 귀국 후 국가인권위원회, 외교통상부, 보건복지부 등에 이 협약에 관련한 국내 장애인계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며 제2차 특별위원회에도 참석해 국제장애인 엔지오(NGO) 등과 연대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장애인연맹 이익섭 회장은 "지금까지 세계는 유엔장애인10년, 아태장애인10년 등의 운동을 펼쳐왔지만 이는 장애인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 프로그램지향적, 사후정책지향적인 노력일 뿐이었고, 전문가들의 잔치이자 공급자주의의 한 양상이었을 뿐이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웠다"며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은 장애인 문제의 원인을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막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세계장애인연맹(DPI)은 지난 1987년 유엔장애인10년 중간평가 회의에서 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을 유엔에 공식안건으로 제안한바 있으나 유엔은 이를 부결시키고 '스탠다드 룰 제정' '인권특별보고인 임명' 등의 절충안을 내놓아 시행해 오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