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가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스스로 대응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비디오를 제작, 보급했다.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주신기)는 최근 수화와 한글자막으로 이루어진 50분 분량의 '수화로 엮는 인권비디오'를 제작, 전국에 있는 농아인관련 단체와 학교 등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 700명에게 이를 보급했다.

사회에서 발생된 인권침해피해사례를 중심으로 엮은 이 비디오는 ▲헌혈거부사태 ▲산재보상문제 ▲운전면허제한 ▲정보접근제한 ▲교육권제한 ▲사법기관의 인권침해 ▲참정권 제한 ▲인권침해 대응방법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청각장애인이 사회자로 출연해 내용을 직접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04 시민단체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사업에 대해 농아인협회는 "최근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법률제정의 흐름을 보여줌으로써 장애인당사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나 일반인들의 청각장애인 인권에 대한 시각을 넓혀 차별을 줄여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농아인협회가 지난해 10월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조사결과 청각장애인은 전화사용이나 TV시청, 한국영화 관람 시 차별받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83%로 나타났으며 이 외에도 대부분의 응답자가 사회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농아인협회는 "이러한 차별보다 더 심각한 것은 노출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청각장애인의 인권침해 부분"이라며 "문제가 심각함에도 청각장애인의 인권 문제가 오히려 노출되지 않는 이유는 수화언어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지와 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이 이를 순응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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