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26일 오후 2시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음극장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 카미(KAMI)와 공동으로 ‘정신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연속정책간담회’ 네 번째 주제로‘정신장애인 당사자·가족·가족의 인식과 태도, 관계에 대한 진단과 대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정하 (사)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대표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상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교육과장이 발제자로, 최명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위원, 이해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독특임이사, 김숙자 대한간호사협회 정신간호사회 부회장, 이향규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부회장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정하 대표는 발제를 통해 “한국사회는 학력이나 기능면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조현병 장애인에게 장기입원, 질 낮은 서비스, 획일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그쳐 잦은 재발과 사회복귀 실패, 심각한 기능퇴행 등으로 정신장애인을 하향평준화 시키고 있다”며, 이는 개인에게 막대한 피해이자 국가․사회적으로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임을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정신건강 현장은 환자를 존엄하게 대하기보다는 약물 복용 유무로 병식 유무를 판별하고, 의료진에 대한 순종적 관계를 종용하는 일방적인 구조라고 지적한 뒤 정신장애인의 제1의 회복조건으로 ‘자유롭고 존중받고 이해받는’ 존엄한 치료환경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제2의 회복조건으로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아울러 약물치료만이 아니라 심리치료, 재활치료 등의 통합적 치료가 요구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상훈 과장은 발제를 통해 “영국와 호주 등의 해외 국가에서는 정신건강종합대책을 발표할 때 정신건강인력에 대한 중장기수급계획과 교육, 체계를 같이 발표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력계획에 정신건강전문가 뿐 아니라 당사자와 가족을 중요한 인력으로 포함하여 동료지원가, 가족지원활동가 등의 교육과 역할 강화에 대해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신질환과 회복 경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 정신건강서비스의 계획과 실행에 당사자와 가족을 포함하는 것을 주요한 원칙으로 하고, 전문가․정신장애 당사자 그리고 회복된 당사자가 평등한 관계 속에서 재활의 주체로 참가하게 하고 있다.

이에 간담회에서는 미국 SAMHSA(중독·정신건강서비스국)의 트라우마 기반 케어(Trauma-informed care)에서도 과거 트라우마가 비자발적인 치료 과정에서 반복 경험하게 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동료지원을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채택하고 있을 만큼 당사자 참여는 정신건강정책의 주요 원칙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한국도 지역사회에서 당사자들이 정신과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로 구성된 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의 인력구성 내용이 개선되어야 하며 동료지원가, 가족지원활동가 양성과 참여에 대한 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밖에도 정신질환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도록 사회환경을 개혁해야하고(No Shame!), 정신질환에 걸린 것을 비난하기보다 정신질환을 걸리게 만드는 사회환경을 성찰해야 하며(No Blame!), 정신질환의 예방과 치료, 회복을 우수한 전문성에 기대하기보다는 평범한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힘을 합쳐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No fame!)는 철학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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