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당당' 인권역량강화 공청회가 26일 오후1시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공청회의 전체 모습. ⓒ에이블뉴스

“금요일 저녁부터 화요일 아침까지 묶여본 적이 있나요? 묶이면 가려운 곳도 많아집니다. 묶이면 소변도 더 자주 마렵습니다. 4일 후 풀어난 후에도 묶여 있을 때 느낀 수치와 답답한 감정은 계속 절 강박하기도 합니다.

감정이 상하고 싸우고 살아가는 건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이 아닐까요? 정신장애인이 차이가 있다면 너무도 쉽게 묶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겁니다.” <아리엘 도르프만의 ‘권력에게 진실을 말하다 어둠 너머에서 들리는 목소리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2013년 정정당당 인권공청회 연극 ‘또 다른 시작’ 中 >

이처럼 정신장애인들의 인권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정신건강증진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 주관으로 26일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권익옹호를 위해 당사자가 직접 기획 및 진행하는 ‘정정당당’ 인권역량강화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신장애인의 인권증진,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기반 확충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고, 이중 정신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해서는 정신장애인 당사자 운동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송파정신건강증진센터 송수헌(남, 45세, 정신장애 3급)씨는 “지체장애인들이 휠체어에서 떨어지는 사건들을 계기로 강력히 투쟁, 권리를 쟁취했던 것처럼 정신장애인들도 꾸준히 당사자의 목소리를 내어 권리를 쟁취하면 좋겠다”며 인권증진을 위해 당사자 운동을 방법으로 제안했다.

이어 요리사, 미용사 등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직업들을 예로 들며 “현재 정신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은 터무니없는 수준”이라며 “당사자가 함께 뭉치고 행동해서 당사자 운동 단체 등록 승인, 재정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라고 촉구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 허진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된 정신장애인의 인권침해 사례를 보면 강제입원, 장기입원, 격리, 강박, 모욕 등 아직도 많다”며 “이제는 정신장애인에게 주어져야할 권리 확보에 대한 주장을 강하게 해야 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기반을 위해서 무엇보다 사회복귀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태화샘솟는 집 김영중(남, 53세, 정신장애 2급)씨는 “2011년 서울시 정신장애인 추정인구 10만2496명이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귀시설은 겨우 90여 곳에 불과하다”며 정신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복귀시설’ 확충을 촉구했다.

김씨는 “13년 만에 요양원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어 다시 요양원에 입소한 경험이 있다”며 “지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사회복귀시설로 낮 시간 동안 이용하며 약물‧증상관리, 인권옹호, 취업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사회복귀시설 확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태화샘솟는 집 한승일 팀장은 “정신장애인 분야가 치료 중심 서비스에서 회복 중심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신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만족도를 높이는 지역사회 자립기반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팀장은 한국정신장애연대 KAMI, 한울정신보건센터, 송파한아름방송국의 연계를 사례로 들며 “자원을 갖고 있는 기관과 연계를 통한 협력사업 진행, 인터넷 등을 통한 당사자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지역사회내 당사자 활동을 통해 사회적 역할 변화를 체감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자리한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박유미 과장은 정신장애인인 인권역량강화에 대한 서울시의 활동으로 정신장애인권익옹호, 정신장애인당사자 단체 활성화, 정신장애인 자립기반구축, 정신장애인 취업기회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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