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60대 여성이 인천 연수구 동춘동 아파트에서 뇌병변장애인 1급의 중증장애인 30대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였다.

어머니는 딸을 살해한 뒤, 수면제를 복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였지만 집을 방문한 아들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경찰은 중증 장애가 있는 딸을 살해한 혐의로 어머니를 체포하여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서울 성동구에 사는 40대 여성이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두 사람 모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장애 자녀의 삶을 책임지는 유일한 버팀목은 항상 가족, 부모였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미래를 생각하면 그 가족은 살아야 하는 의미가 없어지고, 그에 따른 결과는 자식과의 동반 죽음을 선택하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어제오늘 연이어 보도된 사건만으로도 장애인 가족의 삶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돌봄 부담으로 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가족 역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은 매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그때마다 우리는 사각지대에 방치되어있는 장애 자녀와 그 가족의 삶을 돌아봐 주길 호소해왔다.

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이 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장애 자녀의 돌봄으로 인해 경제 활동이 어려워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문제이다. 

둘째, 온전히 가족이 장애 자녀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는 절망감 때문이다.  

즉,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체계가 없이,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정부와 지자체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장애 자녀를 둔 가족들이 생명을 스스로 끊는 극단적인 선택은 예방하기 어려울 것이다.

장애 자녀를 돌보는 것을 온전히 가족에게만 떠맡기는 것은 국가의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장애 자녀와 그 가족 역시 이 나라의 국민이자, 시민이다.

그들이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국가와 지자체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제 국가가 대답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각 지자체에서라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에서라도 먼저 장애 자녀와 그 가족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지원체계를 구축하였더라면 어머니가 딸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 다시는, 가족의 책임이라고, 개인의 책임이라고 말하지 말고, 극명한 위기에 처해 있는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

2022년 05월 25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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