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4일) KBS 9시(저녁)뉴스 클로징 멘트에 수어 릴레이라며 손 모양이 소개되었다. 두 손의 엄지와 약지를 펴고 약지를 서로 맞댄 모양이다. 이를 소개한 아나운서는 추석을 맞아 고향에 가는 대신에 전화를 통하여 마음을 전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브리핑 수어통역 이후 수어에 대한 관심은 물론 인식도 높아졌다. 그리고 ‘덕분에’ 릴레이를 통하여 수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도 확인을 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 이벤트로 사용되는 수어들이 원래의 뜻과 다르게 쓰이고 있다. 일부는 청인(비장애인)들에 의해 작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는 ‘존경(하다)’, ‘우러르다’, ‘님’ 등 높임의 경우에 쓰이는 용어이다. 릴레이에서 쓰인 ‘덕분에’라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지난주까지 이어졌던 의료파업과정에서 ‘덕분에’를 뒤집은 모양도 사용되기도 하였다. 수어모양을 조작해서 만든 것이다. 이번에 KBS에서 소개된 손 모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KBS에서 소개된 손 모양은 유추해석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수어는 오랫동안 억압 받던 언어이다. 이런 입장에서 수어에 대한 관심의 증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의미와 다르게 쓰이거나 작위적인 수어(손 모양)는 좋게 볼 수가 없다. 수어가 오랜 세월 억압 받아왔고, 이제 막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입장에서 가볍게 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수어에 대한 관심은 올바른 용어를 사용함에서 부터 시작된다. 유희를 목적으로, 깜짝 이벤트를 위하여 청인들이 작위적으로 만들어 사용되는 수어(혹은 손 모양)는 수어를 왜곡시킬 우려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수어를 이벤트 등에 사용할 경우 농인들이 쓰는 용어를 우선 발굴하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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