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여성장애인 최혜영 교수를 1호로 인재 영입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 20대 국회에서 장애인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함으로써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갖지 못했던 여성장애계로서는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장애인 중에서도 더욱 소외되어 있는 여성장애인을 우선 고려한 것은 여성장애인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혜영 교수가 장애인, 그 중에서도 더욱 소외되어 있는 여성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앞으로 여성장애인과 관련된 현안 문제들을 어떻게 의제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안타깝다.

우리 여성장애계는 한 사람의 미담과 성공담에는 별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그가 우리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궁금할 뿐이다.

영입 당사자 역시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스스로를 “정치에 정 자도 몰랐던 사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정치를잘 모른다는 발언한 것은 여성장애인 당사자로서 여성장애인의 현안 문제들에 대한 아무런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린 것과 같다. 촛불혁명을 거쳐 정권교체를 이룬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매우 성숙했다.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다.

20년 이상의 여성장애인 운동 경험에서 축적된 높은 권리의식을 지닌 여성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면 정당의 영입 인재 역시 차원 높은 정치의식과 풍부한 장애계 활동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국회에 들어가 어떻게 여성장애계의 다양한 요구들을 조율하고 대변하며, 어떻게 여성장애인 모두의 삶을 바꿀 정책을 만들고 펼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여성장애계는 오랜 기간 준비하여 왔고 현 정권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여성장애인기본법’의 법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여 왔다.

또한 여성장애인의 권익증진과 인권보호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여성장애인기본법’제정을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는 여성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정치세력화를 원한다. 여성장애인은 물론 전 장애계의 권익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준비된 인재를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 여성장애인을 대표할 수 있으려면 범장애계와의 소통을 통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내공을 지닌 인재여야 한다. 스토리정치, 이미지 정치로는 심각한 차별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장애인의 삶을 결코 바꿀 수 없다.

이에, 각 정당은 여성장애인을 전시용 인재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여성장애계의 목소리와 의지를 대변할 수 있는 준비된 인재를 비례대표로 배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20년 2월 5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장애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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