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였던 1919년 10월 27일은 한국영화의 역사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 단성사에서 처음으로 한국인(김도산)에 의하여 만들어진 영화 <의리적 구토 (義理的 仇討)>가 상영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 한국영화는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였다. 현재 극장의 총매출은 연 1조 8천억원이 넘으며, 영화 관람객도 2억 1천명(영화진흥위원회, 2018)을 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영화제작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상영 기술 발전의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영화 스크린 쿼터제 도입을 위한 영화인들의 투쟁은 물론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지지도 한 몫을 하였다.

장애인들의 영화관람 환경도 과거에 비하여 많이 나아졌다. 장애인영화 관람은 1999년 한국영화 “쉬리”를 시발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영화제(2000년), 자막과 화면해설 상영 장애인영화 정책사업(2005)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장으로 장애인영화 협의체도 구성(2011년)되어 장애인단체와 영화진흥위원회 간 소통도 하고 있다.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을 바꾸기 위한 영화 관람 보조기기 연구는 물론 환경개선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의 영화관람은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영화관의 주차장에서부터, 출입구, 화장실 등 장애인들이 영화관 시설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에는 혼자서 영화관에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늘고 있는 키오스크(무인주문이나 결제기기)는 장애인 영화관 이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영화 발권이나 매점 주문을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영화관 휠체어 좌석도 맨 앞이나 뒤에 있어 불편함은 여전하다.

자막이나 화면해설 영화도 2018년도 전체 개봉영화 728편(외화 534편, 한화 194편)가운데 25~30편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관람 가능한 횟수도 주 2회 정도이고, 지역으로 갈수록 이러한 관람도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되고 있지만 논의도 못하고 폐기되고 있다.

한국영화 100년 동안 한국영화 시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이에 비하여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권은 여전히 열악하다. 장애인들은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하여 볼 수가 없다.

현재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광화문 영화축제와 국제심포지엄 등 각종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의 영화 관람 환경 개선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영화 100주년에 장애인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영화인들에게 촉구한다.

장애인 영화 정책에 있어서 시혜와 동정의 시각을 버려라. 영화의 소비자로서, 권리로서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라. 이를 위하여 과감한 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영화관 앞에서 좌절하는 장애인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 한국영화 역사에 장애인이 참여할 때 한국영화 100년이 참된 의미가 있다. 이러한 것을 정부와 영화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

2019년 10월 23일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열린네트워크 서울지부, 에이블 업, 원심회, 자립생활지원센터 with,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연맹(가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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