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럽다. 2016년부터 희망원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지 3년이 경과하고 있지만 시민마을 폐쇄 이후 나머지 희망원, 보석마을, 아름마을 3개 시설 1,000여명의 거주인 탈시설에 대해 대구시는 아직도 이렇다 할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희망원의 운영주체가 민간 사회복지법인에서 대구사회서비스원으로 변경된 후 3개월이 지나고 있음에도 탈시설을 위해 각 시설의 준비가 어느 정도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설마 대구시는 대구사회서비스원이라는 행정적 방패막이를 세워두고 그 뒤에 숨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대구사회서비스원은 탈시설과 시설 기능전환을 통한 희망원 사태의 실질적인 해결이라는 본래의 숙명을 잊은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의심된다.

대구사회서비스원 설립 이후, 대구시가 희망원 거주인의 탈시설을 위해 추진한 것은 전혀 없다. 장애인복지과에서 2018년 시민마을 폐쇄 이후 장애인 탈시설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것 이외, 주무부서인 복지정책관실 차원에서는 사태 발생부터 현재까지 어떤 계획도 발표한 바 없다.

대구시는 2017년 5월 합의 이후 이를 점검하고 논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협의제조차 꾸리지 않았으며, 희망원, 보석마을, 아름마을 3개 시설의 향후 기능전환과 거주인 탈시설을 고려한 예산과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그 가운데 5월경 2018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더 희망원 거주인들에 대한 탈시설 욕구조사를 하겠다고 공모를 올렸다. 지역사회 기반 확충계획이 전혀 없는 가운데 이 조사가 무슨 의미를 지닐 수 있으며, 어떤 유의미한 결론을 낼 수 있겠는가.

대구시 방침이 뚜렷하지 않다보니 대구사회서비스원도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 4월에는 개원기념 토론회, 5월에는 이사회 워크숍, 6월에는 개원 기념 음악회를 했다는 소식만 언론을 통해 들릴 뿐이다.

한 분기가 지나가지만 그동안 운영주체인 사회서비스원이 희망원, 보석마을, 아름마을 각 시설의 원장들과 본부 인력을 통해 얼마나 탈시설 추진과 지역사회 정착 지원을 위한 현황을 파악하고 계획을 논의를 했는지, 대구시를 비롯한 지역 인프라와 어떤 협력체계를 구축했는지, 장애인거주시설이 아닌 현재의 노숙인시설(희망원, 보석마을)과 정신요양시설(아름마을)의 기능전환 방향을 어떻게 강구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뉴스에는 많이 나오는데, 희망원은 변함이 없다.

기억하는가. 2017년 3월 대구시는 희망원 혁신대책을 통해, 당시 1,091명의 생활인을 2030년 200명 규모로 축소하고 희망원 26개동 건물을 이용시설로 점차 전환시켜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도 연평균 약 80명~100명이 사망함으로써 자연 감원되는 시설 현황을 알고 있음에도 대구시가 10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생활인을 200명 규모로 줄이겠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 아니라고 규탄한 바 있었다.

더불어 장애인거주시설 외 노숙인시설과 정신요양시설의 탈시설과 기능전환에 대해 별도 계획을 밝히지 않는 대구시에 대해 “계획없음 그 자체가 계획”인 것은 아닌지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지금 대구시와 대구사회서비스원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정말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아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봄은 지나갔다. 그간 우리는 대구시와 대구사회서비스원의 상황을 감안하여 최대한 현실성 있는 제안들을 하고 논의하고자 애써왔다. 하지만 그 결과 누구도 우리의 목소리에 대해 귀 기울여 듣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다시금 대구사회서비스원 개원 3개월이 지나는 즈음하여 대구시와 사회서비스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대구시는 연구용역이 아니라, 희망원, 보석마을, 아름마을 거주인의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5년 이내 기능전환 방침을 발표하라!

하나, 대구시는 희망원 거주인 탈시설 추진과 합의이행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라!

하나, 대구사회서비스원은 희망원, 보석마을, 아름마을 3개 시설별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원장과 본부인력 수습평가에 절대적으로 반영하라!

2019. 6. 28.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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