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대 인간재활학교 김종인 교수.

[특별기고]나사렛대 인간재활학교 김종인 교수

4월 20일은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정해 놓고 지키는 장애인의 날이다.

올해는 유난히도 장애인읠 날을 두고 얘기가 많다. 시혜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장애인의 날을 철폐하자면서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지난 달 24일부터 결성되어 4월 19일까지 국가인권윈원회를 점검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 투쟁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장애인차별 철폐를 위한 법률 제정과 장애인의 생존권, 생활권 쟁취 그리고 장애인의 정보접근권과 문화권 등 장애인의 사회적 권리 확보를 위해서는 행사 위주의 장애인의 날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플달기]장애인의 날,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이와는 대조적으로 장애인의 날, 이 한 날만이라도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가졌으면 하는 장애인이 있다. 중국의 조선족 장애인,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고려인 장애인 그리고 북한의 장애인 등 소위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한민족 장애인이 바로 그 사람들이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민족장애인복지 대회를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서 개최하고자 사전 답사 차 현지에서 만난 장애인은 한결같게 우리도 한민족이므로 우리의 교육과 재활, 그리고 복지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었으며, 조국의 장애인과의 교류와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물론 중국의 조선족 장애인은 훈춘에 훈춘시 특수교육 학교가 있어 그나마 교육이나 재활 훈련의 혜택을 받는 장애인이 있지만 러시아의 고려인 장애인, 우리 땅 북쪽의 북한 장애인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사실 중국의 조선족 장애인 문제를 들여다보면 기독교 신앙을 가진 재미교육학자 김찬영 박사가 교육 기관을 세워 놓았기 때문에 그나마 변화와 개혁의 밑바탕을 마련한 것이다.

1991년 설립된 훈춘시 특수교육학교는 152명의 장애학생이 있는데, 정신지체와 자폐 등 정신적 장애가 115명으로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체장애가 21명, 청각장애 8명, 시각장애도 1명이 있는 종합적인 특수학교이다. 교사는 47명이 있는데, 41명이 우리말을 유창하게 사용하는 조선족 선생이며, 이 학교는 한국어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이 학교는 직업재활프로그램으로써 ‘사랑의 빵공장’을 운영하여 그 곳에 있는 장애인에게 제빵 기술을 보급시킬 뿐만 아니라 일주일에 5천에서 1만개씩 북한 장애인에게 전해 주고 있으며, 축산 농장에서 소를 사육하며 동물을 통한 재활치료는 물론 송아지를 출산시켜 북한 장애인에게 전달하여 재활교육을 하도록 시도하고 있다.

조선장애자보호법이라는 정말 장애인의 교육과 치료, 노동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법을 이미 2003년 제정·시행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시행에는 여전히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더욱이 기본적인 재활시설이나 특수학교조차 없으며 특수교사마저도 양성체제가 없어 어디서부터 손을 되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 북한에서 장애인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의 증언이다.

광복 60년을 맞는 이번 장애인의 날, 중국의 조선족 장애인과 러시아의 고려 장애인, 특히 북한 장애인 등에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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