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에이블뉴스 논설위원. ⓒ에이블뉴스

방금 전(12월16일 오후 9시4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통령 후보자 3차 합동토론회가 끝났다. 2시간 동안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고 지켜봤다. 오늘 토론 주제에 고령화와 복지 분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tv토론회에 나온 6명의 대통령 후보(정동영, 이명박,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이회창) 그 누구 입에서도 복지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고령화에만 초점을 맞춰 노인 문제만을 얘기했다.

노인의 표를 의식해서 노령연금의 액수를 더 올리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지만 노인 복지에 대한 이해도 매우 부족했다. 노인은 외롭기 때문에 자녀들이 전화 한통 해드리라고 감성에만 호소하는 후보도 있었다.

노인복지에 대한 후보들의 의견을 듣고 내린 결론은 6명의 후보들에게 복지에 대한 마인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만약 대선 후보들이 복지에 대한 이해와 지식 아니 최소한의 관심만 있었다고 해도 그 어느 주제보다 복지 분야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을 것인데 후보들은 아주 가볍게 상식적인 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왜 대선 후보들은 장애인 복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을까? 그들은 장애인 유권자가 그리 대단한 힘을 갖고 있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장애인계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유권자 운동을 했다. 대선 장애인공약을 위해 정책 제안서를 각 후보들에게 보내고 답변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폈다.

하지만 그 어느 후보도 장애인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장애인계에서는 200만 유권자라며 복지대통령을 뽑겠다고 선언했지만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 왜 장애인 표를 잡으려 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200만 장애인 유권자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공약에 대한 협상 없이 무조건 지지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복지대통령은 나오지 않는다는 실망감에 며칠 앞으로 닥아 온 선거날이 원망스럽다. 장애인계에서 그렇게 공들여 만든 정책요구안을 헌 짚신짝처럼 던져버린 후보들인데 누구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단 말인가.

tv토론회에 나와 장애인에 대해 말 한마디로 안한 장애인에 대해 무심한 후보들인데 누구를 선택하란 말인가. 참으로 참담한 기분이다.

각 후보들은 경제만 살리겠다고 말한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복지를 어떻게 하겠다고 말라는 사람은 없다. 사회 안전망을 어떻게 설치해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다. 장애인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인도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은 없다. 경제만 있고 복지는 없는 국가가 과연 행복할까?

간디가 말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완전히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이다. 지금 후보들은 복지를 배제한 경제 원리로 불완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목청을 돋우고 있다.

우리 사회에 장애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리 사회의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는 복지 대통령을 원한다.

[자료1]대선후보 범장애계 27대 정책요구 질의 답변서

[자료2]대선후보 범장애계 27대 정책요구 답변 비교결과

[리플합시다]17대 대선, 장애인은 누구를 뽑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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