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접근성에 대한 글을 자주 쓰다 보니 여러 가지 접근성 부재 또는 미비에 대한 제보 또는 하소연 등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며칠 전에는 시각장애인 선배가 ‘디지털 도어룩’ 때문에 겪은 불편함에 대해 불편을 토로해서 그 내용을 전한다.

전언한 장애인 선배는 노령의 전맹인 시각장애인으로 이전부터 거주하던 주거지에서 단체로 출입문에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제는 ‘디지털 도어록’의 구조상 터치스크린에 호별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개폐가 이뤄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시각장애인에게는 태생적으로 터치스크린 방식에서 유발되는 입력 접근성 부재에 봉착하게 된다.

요사이 대중화, 보편화된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의 대부분의 스마트 기기에서 일반적인 입력방식으로 채택 중인 ‘터치스크린 입력방식’은 시각장애인 특히 전맹 시각장애인 이용자에게는 이른바 ‘뜬구름 잡기’가 되어 버린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앞선 우려가 ‘디지털 도어록’에서 악몽이 또 재현된 사례이다.

‘디지털 도어록’ 이용에서 입력 접근성의 부재가 발생할 경우에 운 좋게 주거지나 사무실에 가족이나 지인 등이 있을 경우에는 전화 등의 여타 연락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그러지 못할 경우에 사람이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발길을 돌릴 수 밖에 해결책이 없다고 하는데 장시간 기다림이나 추운 겨울철 같으면 크나큰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설사 비밀번호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생면부지의 남에게 알려주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럴 경우, ‘디지털 도어록’의 보조적 수단으로 카드의 접촉으로 개폐를 실행할 수 있는 ‘카드키’나 ‘간편 리모컨’ 등 대체 보완 수단으로 이용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저가형 ‘디지털 도어록’ 제품의 경우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기본적인 ‘카드키’의 제공 조차 원할 치 못한 형편이라 한다.

‘울며 겨자 먹기’란 옛 속담처럼 ‘카드키’를 제공하는 ‘디지털 도어록’ 제품이나 극단적으로 ‘디지털 도어록’을 폐기하고 이전의 열쇠 개폐 형태로 회귀하고자 해도 폐기 및 설치에 소요되는 별도 비용을 추가로 직접 부담하여 곤란한 경우가 잦다고 한다.

이러한 입력 접근성 부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건축법이나 관계 법령에 ‘디지털 도어록’의 설치 이용 시에 필수적으로 ‘카드키나 간편 리모컨’ 등의 ‘대체 보완 수단’의 제공을 명시하여 시각장애인 및 시력에 제한점을 지니는 노령층 등 ‘디지털 도어룩 이용 약자’의 이용 편의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김경식 이사가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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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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