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년 동안 전주에서 장애인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지역의 많은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발생한 장애인 인권 유린 사건들을 목격했다.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발생한 장애인 인권 유린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피해들에게서 피해 사실을 진술 받은 것이었다. 현재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지적장애인들이기 때문이다.

지적장애인은 장애특성상 언어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으로 자기들이 당했던 육체적, 성적, 정신적인 피해의 10의 1도 진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장애인인권 의식이 낮았던 과거에는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발생했던 장애인 인권 유린 사건들이 축소되거나 은폐되는 일들이 많았다. 가해자들은 장애인생활시설의 원장이나 시설 종사자들에 의해서 지적장애들이 말했던 피해사실이 왜곡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작년 장수에서 수년 동안 지적장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던 벧엘장애인의 집 사건이 드러났다. 목사인 이사장은 장수 작은 마을에 장애인교회와 생활시설을 설립했다. 그리고 약 15명의 지적장애인들을 입소시켜 임금도 주지 않고 과일농장에서 일을 시켰다.

이러한 사실은 내부고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이사장은 지적장애인에게 농장 일을 시켰던 것은 노동이 아니라 사회적응훈련 이라고 주장했다. 이사장이 자기표현 능력이 많이 제한적인 지적장애인들의 특성을 이용해서 자기의 범죄를 감추려고 했던 것이다.

그때 만약 지적장애인 행동 전문가인 우석대학교 김윤택 교수의 도움이 없었으면 벧엘장애인의 집 사건은 과거에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발생했던 장애인 인권 유린 사건들처럼 축소되거나 은폐 됐을 것이고,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 했을 것이다.

김윤택 교수가 벧엘장애인의 집 사건의 피해자들인 지적장애들과 2박3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과 라포를 형성해 편하게 자기표현 할 수 있도록 해서, 정신적 육체적 또는 성적으로 당했던 피해들을 알아내어 진상을 밝혀지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김윤택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은 지적장애인들의 행동과 놀이에 참여하는 모습을 분석하여 정신적, 육체적, 성적으로 피해당했던 사실들이 알아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북장애인권익옹호연대가 지적장애인들의 행동 전문가들도 하은의 집 장애인인권유린 의혹사건 조사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했던 것이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자들이 당했던 정신적, 육체적으로 당했던 피해 사실을 편안하게 진술 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발생하는 지적장애인 인권 유린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지적장애인 행동 전문가들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나는 광역지자체마다 있는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최소한 1명 이상의 지적장애인 행동 전문가 배치를 요구한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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