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타고 토스트 가게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인도의 양쪽 폭이 너무 좁아서 조이스스틱을 조금만 잘못 조작하면 전동휠체어가 도로로 굴러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았고, 중간에 급경사가 있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강민호

나는 전주시 평화동의 한 교회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성경 공부를 하고 있다. 대체로 10명 남직 성도들이 모여서 기독교에 대한 지식을 배우면서 예수님에 대한 믿음도 키워가고 있다.

성경공부 시간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나온다. 지지난 주에는 내가 오프라인 대학시절에 끼니로 많이 먹었던 토스트가 나와서 맛있게 먹었다.

성경공부가 끝나고 성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와 친한 집사님이 토스트를 더 먹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간식을 준비한 집사님에게 토스트 가게 위치를 물어본 뒤 토스트를 사오기 위해 출발했다.

토스트 가게로 한참 갔던 우리는 매우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나와 집사님이 타고 있는 전동휠체어로 도저히 갈 수 없는 인도길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인도의 양쪽 폭이 너무 좁아서 조이스스틱을 조금만 잘못 조작하면 전동휠체어가 도로로 굴러 떨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중간에 급경사가 있었고, 한쪽으로 급한 경사가 있기도 했다. 거기에다 인도 군데군데 보도 불럭이 파손된 곳도 있어 계속 갔다가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와 집사님은 할 수 없이 운전사들의 사나운 눈총을 받으면서 도로를 역주행해 토스트 가게로 갈 수 밖에 없었다. 토스트 가게에서 토스트를 사고 교회로 오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전주시 평화동은 장애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인데 전동휠체어로 못 다니는 인도가 있다는 것이 이해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토스트 가게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저상버스 종점이 있어 여느 인도보다 전동휠체어로 편안하게 다닐 수 있도록 인도가 정비되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정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장애인의 참담한 복지 현실이라고.

전주시가 펼치고 있는 장애인 복지행정으로 장애인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 것을 사실이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토스트 가게조차 안전하게 갈 수 없는 인도는 장애인의 이동권의 제약이 따를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 하루빨리 휠체어를 타고 전주 지역 곳곳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인도를 정비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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