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지역에 있는 JTV방송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현장스토리 판이란 시사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지역에 이슈들을 취재하고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애인들에 대한 이슈들도 종종 방송하고 있어 나도 자주 시청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한다. 최근에 현장스토리 판에서는 장애인들의 생계비 삭감에 관한 내용이 방송 되었다.

신체적인 장애로 인해 경제활동을 하기 힘든 대다수 장애인들은 매달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생계비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생계비만으로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다. 국민평균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생계비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은 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라도 구해서 직업 생활을 하고 있다. 직업 활동을 한 후에도 장애인들의 생활은 두렷하게 나아지는 않은 경우가 많고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는 장애인들이 월 20만 원 이상 수입이 생기면 생계비가 삭감되어 지급되기 때문이다. 현장스토리 판에 출연했던 장애인들도 장애인인권강사와 장애인동료상담사로 활동하며 월 급여 20만 원 이상을 받을 때마다 생계비가 삭감돼서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몇 년 전에 경험했던 매우 황당한 일이 떠올랐다. 완주군에서 장애아동보호센터를 운영하는 대학교 재학 시절 친했던 선배의 부탁받고 장애인인식개선에 가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주고 20만원 넘은 수고비를 받았다. 그런데 그 다음달 생계비가 내가 받았던 수고비의 70%만큼 삭감되어 지급이 되었다.

월 20만원 이상의 수입이 생기면 장애인의 생계비를 삭감하는 것은 정부가 생계비를 지급해주는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정부가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에게 생계비를 지급하는 목적은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들이 최저 생활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직업 활동을 하게 해서 빈곤에서 탈출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에서는 오래전부터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들이 직업 활동을 통해 얻어진 수입 전액을 EITC제도(근로장려세제, 근로빈곤층의 근로를 장려하고 실질소득을 지원하는 소득지원제도)로 공제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EITC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최근에 직업 활동을 해서 얻어진 소득에 대해서 공제해주는 비율도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몇 천원도 큰돈이기 때문에 직업 활동하면 생계비가 삭감되는 것은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들의 근로의욕을 떨어지게 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이 공제해주는 것처럼 EITC제도로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들이 직업 활동을 통해 얻어진 수입 전액을 공제해주야 한다. 그래야 많은 장애인들을 포함한 취약계층들이 직업 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빈곤을 탈출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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