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은 정신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매우 유용한 치료법이다. 큰 충격으로 왜곡된 사고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받았던 충격에서 벗어나게 되고 왜곡된 사고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정신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만 상담이 유용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자립생활 하는데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이 장애인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면 큰 충격을 받는다. 큰 충격은 불안감이 되고 불안감은 다시 좌절감으로 발전하게 된다. 좌절감은 자신이 남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이 이런 열등감을 가지게 되면 학습된 무기력으로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되고, 때로는 폭언이나 공격적인 행동과 같은 반(反)사회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

나 역시도 특수학교에 다닐 때 학습된 무기력으로 평생 동안 내가 의존해서 살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나 평강공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소망했었다. 때로는 작은 일에도 과도한 폭언과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가 많았다.

이런 나를 달라지게 했던 것은 선생님들과 많이 했었던 상담이었다. 나는 선생님들과 상담하면서 내가 장애인이란 열등감 때문에 생겨난 고민과 걱정들을 모두 말했고, 선생님들은 나의 고민과 걱정에 대해 공감해주었고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말해주셔서 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됐다. 언제나 큰 열등감에 짓눌려 있던 나의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열등감에서 헤어 나오자 꿈과 목표들이 생겨났으며 그것들을 성취할 때마다 내가 장애를 극복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했다.

장애는 신체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생긴다. 장애인들이 가지게 되는 열등감은 마음의 장애다. 신체에 생기는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해야 하는 물리치료나 작업치료 같이 마음에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상담이 필요하다. 이때 자신과 비슷한 고민과 걱정을 가지고 있거나 경험했던 내용을 상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내가 재학 했던 특수학교에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과 소아마비를 가지고 있는 선생님이 있었다.

나는 그 선생님들과 상담하면서 나의 고민과 걱정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가질 수 있는 평범한 고민과 걱정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두 분 선생님들과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면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어려움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공부와 글쓰기를 더 잘 할 수 있게 될수록 고민과 걱정이 없어졌다.

상담은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걱정을 없애주고 마음의 장애를 치료할 뿐만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정보들도 알 수 있게 하였다. 특수학교에서 두 분의 선생님들과 상담하고 대학에서 장애인 선배님들과 상담하면서 대학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이나 학교생활 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를 알게 되어 대학에 쉽게 적응하였다. 또한 몇 차례 장애인동료상담하면서 자립생활에 필요한 정보로 알게 되어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재활하고 자립생활 하는데 상담은 큰 역할을 했다. 이것은 나의 경우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장애인 상담의 유요성에 확신이 생긴다. 지금보다 장애인 상담이 활성화가 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더욱 많은 장애인들이 마음에 장애와 고민이나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각종 유용한 정보들을 얻게 되어 보다 더 안정된 자립생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글은 전주에 사는 장애인 활동가 강민호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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