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저자 리처드 탈러, 카스 선스타인/역자 안진환/리더스북). ⓒ리더스북

최근 정계는 물론 재계와 사회 일반에 한 권의 책 '넛지(Nudge),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철을 맞아 청와대 전 직원에게 이 책을 선물했는가 하면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휴가철 CEO의 필독서로 지정했다 미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영국 보수당 당수 등이 넛지 정책을 도입해 세계적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직은 낯선 용어인 넛지란 무엇인가? 넛지의 본래 뜻은 ‘주의를 환기하다’, ‘팔꿈치로 살짝 치다, 쿡쿡 누르다’ 라는 의미이다. 책에서는 ‘타인의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유익한 부지불식간의 참견>이 모종의 제재 조치나 눈에 띄는 인센티브보다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넛지의 실례를 살펴보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이라는 곳이다. 세계 어디나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의 공중화장실은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 곧잘 더러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남자 화장실 소변기 주변에는 소변이 튀어 지저분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장실을 청결하게 하고 싶은 관계자는 1. 소변기에 바짝 붙어 볼일을 보는 사람에게 상품권을 주거나 2. 소변기에서 멀리 떨어져 볼일을 보고 바닥을 지저분하게 하는 사람에게 좌변기를 이용하게 하는 벌칙을 줄 수도 있다. 전형적인 당근 혹은 채찍이라는 사고 방식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화장실에서 계속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공항에서 취한 방법은 전혀 색다른 것이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중앙에 검정색 파리 모양의 스티커를 일일이 붙여놓은 것이다. 화장실을 이용하러 들어온 남자들은 이 작은 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파리를 떨어뜨리고 싶어 정조준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한 사소한 아이디어로 소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상당히 줄었으며 이 파리 스티커는 전세계로 팔려나갔다 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한 화두이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존재 목적이기도 한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해서 넛지 전략을 도입 혹은 활용할 수는 없을까?

현재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는 장애인 고용의 활성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것이 제재 조치인 부담금 제도와 인센티브 조치인 장려금 제도이다. 부담금과 장려금은 기업체에 장애인 고용을 독려하고 강제하는 실질 수단이다. 그런데 과연 이 양날의 칼이 최상의 것인가? 라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져보려고 한다. 물론 부담금과 장려금의 운용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매년 상승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 기업체 내지 사회 전반의 고용의식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느냐는 질문은 여전히 숙제이다.

그렇다면 사회 전반의 장애인 고용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파리 스티커와 같은 제3의 방안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장애인이 주인의식을 갖고 근무하는 000사의 역동적인 모습을 한번 보러 가시겠습니까? 000사는 우리나라 장애인 고용의 미래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가는 길 친절하게 모시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고용창출 탐방단’을 모집하여 홍보를 해 보면 어떠할까? 이러한 장애인 기업 탐방단을 실제 운영하여 탐방기를 공모한다면 장애인 고용의 활성화, 저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아가 각 기업체가 속한 지자체 및 여러 장애인 단체들과 연계한다면 일종의 지역기업 방문 관광산업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 제약회사가 수년간 대학생 국토대장정 행사를 통해 드링크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공단에서도 소위 ‘고용창출 탐방단’을 통해 사회 전반의 인식 향상과 공단 이름 알리기를 꾀한다면 공단의 대표 대국민 인식개선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강원지사 김건우씨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고 회원 등록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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