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저상버스에 노약자석이라는 안내문구 대신 교통약자석이라는 안내문구가 붙었다. ⓒ에이블뉴스

휠체어 아래 의료기기를 사용하시는 분이라는 표현이 장애인들의 반발을 살 듯 싶다. ⓒ에이블뉴스

그동안 노약자석이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여왔지만 이제는 교통약자석이라는 용어를 써야할 때가 됐다. ⓒ에이블뉴스

최근 취재한 신형 저상버스 내부에는 교통약자석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그동안 노약자석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교통약자석이라는 말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교통약자'라는 용어는 지난 2005년 1월 27일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27일 제정된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도 교통약자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교통약자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 법에 따르면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자, 어린이 등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버스 앞 부분에 위치하고 앉기 편한 좌석들은 노약자석으로 불려왔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거의 모든 버스와 지하철에는 노약자석이라는 안내표시가 돼 있다.

노약자석이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이다보니 대표적으로 피해를 보는 이들이 바로 임산부들이다. 임신 초기나 출산 후 여성들이 외관상 임산부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핀잔을 듣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겉으로는 장애인 표시(?)가 나지 않는 장애인들도 시비에 많이 휘말린다.

이제 교통약자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야할 때가 됐다. 교통약자는 전국적으로 1,200만명이 넘는다고한다. 그만큼 좌석도 더 많이 확보해야한다. 버스와 지하철의 안내 표시를 바꾸고 인식 개선에 나서야한다.

다만 교통약자석 문구를 보니 휠체어 그림 아래 '의료기기를 사용하시는 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장애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장애인은 환자가 아니다'면서 벌쩍 뛸 일이다. 의견 수렴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텐데, '장애인보장구를 사용하시는 분'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하신 분'이라는 표현을 쓰지말고 임산부, 장애인 등 명사형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용어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 교통약자라는 개념이 보편화되고, 그만큼 더 많은 좌석도 확보돼서 교통약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야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족스러운 방안을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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