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에 2박 3일간에 걸쳐 강원도 평창으로 수련회를 다녀왔다.

유년시절부터 교회는 다녔지만 공식적으로 이번 수련회가 처음이었다.

늘 얼굴 때문에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공동체 생활을 기피했던 것이다.

그 때는 정말 나의 흉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갈 때와 올 때 줄곧 비가 내렸다.

강원도 산골짜기까지 차가 올라가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바퀴가 웅덩이에 빠지는 바람에 비를 맞고 새벽까지

삽질하고 힘을 모아 차를 밀어보기도 했지만 끔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엔 날이 샛고 긴급 출동한 래카차의 도움으로 차 바퀴를

빼낼 수 있었다.

첫 날부터 심상치 않더니 닭싸움을 하다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말뚝박기 하다가 허리에 무리가 갔다.

그래도 공기 맑고 너무 시원한 곳이라 더위를 모르고 지냈다.

공기 놀이,오목,알까기,물놀이,수구,낚시를 하며 재미있게 휴가를 보냈다.

수련회라면 성경 공부 하루 종일하고 쉬지 않고 통성 기도하는 줄 알았다.

간식으로는 옥수수와 수박 그리고 달콤 짭조름한 감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성경구절을 암송해야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목사님의 십계명에 대한 설교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레크레이션과 성경퀴즈대회를 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각 조별로

성극발표회가 있었는데 내가 속한 우리 2조가 꼴등을 했다.

시내산에서 내려온 모세가 금송아지를 우상숭배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돌판을 던지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하였다.

내가 바로 주인공 모세였다.여전도사님의 검정 원피스를 입고서

완전히 이미지 망가지는 역이었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서 그런지 색다른 재미도 느꼈다.

설겆이를 열심히 한 것 밖에 없는데 2조 MVP로 내가 지목이 되어

화장지를 상품으로 받았다.

단체 생활 속에서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사탄이 주는 것은 분열과 적응 실패,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담대함으로 나아가고 함께

즐거워하며 말씀을 나누길 원하신다.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세계가

열리기를 간절히 희망하신다.

돌아오면서 차 안에서 무려 5시간을 쉬지 않고 잤지만

많은 은혜를 받았다.

나를 새롭게 다지고 신앙의 기본기에 충실해야 겠다.

김광욱씨는 현재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비상근간사로 일하고 있다. 1살때 연탄구덩이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으려다 구덩이에 머리부터 빠지는 바람에 화상장애인이 됐다. 그는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학원강사 등으로 취업을 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능력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정부과천청사앞에서 화상장애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화상장애인 인권확보를 위해 세상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부터 테스란 이름으로 취업전문 사이트 인크루트에 취업실패기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 사이트에 올린 180여건의 경험담은 최근 '잃어버린 내 얼굴'이란 제목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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