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26일) 채욱경 전시를 보러 갔다가 작품을 하나 하나 유심히 보려고 휠체어가 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생전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으로 여긴 미술관이 아니고 갤러리라서 미술관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그날 힘들게 전시를 보고 와서 집에 들어오자말자 뻗어 버렸습니다.
무작정 이런 글을 쓰기에앞서
지체가 불편한 사람들 중에는 휠체어 사용을 하는분, 클러치 사용을 하는분들이 있는데
클러치 사용을하는 사람들 중에는 걷는다는것과 10분정도 서 있는다는것 조차도 대단히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대형전시장이나 대형서점에 갈때 이런 경험으로 인해 미리 전화로 물어봅니다.
대다수의 문화공간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가보기엔 너무나 힘들게 되어있고 전화를 받는 미술관이나 서점 쪽에서의 대답은 더욱 걸작 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이런 전화를 받아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전화 첨 받아 본다는 그곳의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불편한 사람들이 선택이나 미술 감상을 해야하는게 너무 막연해 애시당초 바깥에 나오기를 포기하고 현장에 나올수가 없다는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미술관에서 그림 한점 한점을 천천히 유심히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데 육체적 제한으로 그 마저의 선택이 대단히 어렵다는걸 아시는지요..
서점에서 오랜시간 서서 선택해야 되는 서적들도 마찬 가지 입니다.
서점을 가면 긴 시간동안 이 책 저 책 넘기며 책한권을 자신의 뜻대로 선택하기위해 긴 시간 서서 책을 보는 즐거움을 누리기엔 육체적으로 역 부족입니다. 서점이나 미술관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슈퍼 마킷도 마찬가지 입니다.
휠체어 한두대 준비하지 못하는 미술관(갤러리)이나, 서점, 백화점이 대다수 입니다.
대형 매장에 휠체어 한두대 준비하는 일이 그다지도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일까요. 그다지도 어려운 일이라면 왜 어려운지에 대한 설명을 한번 해주면 좋겠습니다. 현장의 직원이 저의 이런 제안을 듣고 회의때 안건으로 올렸더니 회의에서 번번히 반영이 되지 않더라는 대답을 들은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선택 할수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고 생각 되어지는, 돈을 많이 들여 외국 건축가들에 의해 지어진 건물입니다. 그런데 들어보면 본래의 설계를 변경 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케이스가 지은지 얼마안돼는 교보타워는 건물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회전문 밖에 없어 진땀을빼고 쩔쩔매다가, 경비를 보는 분께 회전문을 천천히 돌게 해 달라고 요구를 한적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설계를 바꾸어 회전문을 두개나 만들었다고 건물관리인에게 들었습니다.
왜 대형 문화공간에 대해서만 언급을 하느냐 하면 선택의 폭이 넓은 환경과 그런 환경을 갖춘 건물이라면 이러한 서비스는 당연히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게 평소의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막대한 자금과 공간을 확보한 한국을 대표할만한 건물에서 휠체어 써비스가 없다는것이 오히려 제가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국립현대 미술관이나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는 그래도 휠체어가 있었는데, 비록 한발을 놓을자리가 부러져 나간 휠체어 이었을망정 휠체어가 있기도했고 아르바이트로 채용된 젊은 친구들은 미안해하며 휠체어를 밀어주기 까지 했습니다. 그 친구들은 아무런 책임도 없는데 미안해 하는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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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의 경우
지난 토요일 피나 바우쉬 발레를 예매했는데 엘지아트 극장측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느냐고 전화가 왔습니다.불편을 최소화하는 성의를 극장측에서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있는 경우이고 그런 이유로도 이 공연장을 자주 찾아갑니다.
결국 어떤 서비스냐에 따라 소비자는 불편 안불편을 떠나 애용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신체의 불편이 휠체어를 이용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겐 극장안까지 도착하기까지 모든것이 불편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런분에게도 공연을 보고 돌아갈때까지 불편한 환경을 최소화 할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있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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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재벌들이 짓는 건물에서 벌어지는 현주소이고 정작 불편한 당사자는 더 넓은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는 문제앞에서 누가 누구를 위해 고민해야 되는지 앞뒤가 바뀐거 같아서 실소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에이블 신문에 칼럼을 쓰시는 분들의 현장소개를 통해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 재고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에서 11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대한민국이 부끄러운줄 알려면 전 매스미디어(TV 신문등)가 이런 실상에대한 홍보를 최소한 이틀 정도는해야 달라질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예 : 재해를 입은 이웃에 대한 대대적 홍보를 보면서 생각해본 것이지만 매스미디어가 나설때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 줄수있다는 것이지요.
* 덧붙입니다. 클러치 사용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휠체어를 준비해도 그 휠체어를 힘으로 감당하지 못해 불편한 당사자가 준비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는 것입니다.
07/01/2005 JeeJeon
모처럼 마음 먹고 나간 나들이 였지만 전부터 교보타워 건물의 문은 너무나 위험해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를 위해서도 반드시 두개의 회전문중 하나는 자동문으로 바꾸어야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