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체납 방식으로 지하철 1호선 신길역에 설치되고 있는 스크린도어. <칼럼니스트 박종태>

지하철이나 전철, 특히 경인선에서 시각장애인들이 추락해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광주지하철 또는 외국처럼 스크린도어를 설치해야 하는데 정부 담당부처는 예산이 없다 핑계로 설치를 미루고 있다.

철도청은 업체(피에스에스텍) 기부 체납(약 23억 정도 소요) 방식으로 1호선 신길역 3, 4번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를 지난 10월30일부터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설치되고 있는 스크린도어는 높이 2.45m정도로 예전 신길역에 시범으로 설치한 1.30m보다 1미터 정도가 높아졌다. 시범운영 당시 스크린도어가 너무 낮아서 자살하는 사람이 넘어갈 수 있다고 해서 높이를 높였다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반스크린도어’로 높이가 승강장에서 천정까지의 3분의 2정도로 천장에서 조금 사이가 벌어지지만 높은 편이다. 그리고 광주지하철 스크린도어는 수입제품이지만 신길역에 공사하는 제품은 순수 우리기술로 개발된 국산 제품이다. 다른 것은 모르지만 우리 제품이 외국제품과 비교해서 좋은 것은 전동차가 도착했을 때 발판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외국제품은 발판 펼쳐지는 것이 없다.

최선을 다해서 잘 만들어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회사 측에 신신당부를 했다. 광주지하철이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때 국산사용 문제가 검토됐지만 담당자들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혹시 고장이 나서 문제가 발생할까봐 국산제품 사용을 꺼렸던 것이다.

하지만 업체측은 자신감을 갖고 철도청에 기부체납하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철도청은 무료로 설치해서 좋겠지만 만일의 고장에 대비해서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안전은 지나치게 강조를 해도 문제가 없다.

회사 측에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전철은 반스크린도어를 설치해도 공간이 탁 트여서 문제가 없지만 지하철은 소음, 먼지 등 때문에 완전 밀폐형 스크린도어를 설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맞는 이야기라고 하면서 지하철은 완전 밀폐형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스크린도어의 관리는 서울시설관리사무소 토목팀에서 한다. 2004년 12월말에 공사가 끝나면 광주지하철 다음으로 스크린도어가 전철역에 설치되는 것이다. 부디 국산 스크린도어가 성공적으로 설치돼서 아무런 고장 없이 운행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그래서 외화 낭비도 막고 세계에 수출해 국산제품 스크린도어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도 바란다.

하루속히 전국 지하철, 전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돼서 시각장애인 추락사고도 막고, 자살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장애인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생명을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신길역 스크린도어 설치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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