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야탑동 터미널은 모란시장 부근에 있던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이 옮겨와 지난 5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곳이다. 3천500평으로 큰 규모다. 그런데 장애인 편의시설은 너무나 불편하게 돼 있어서 장애인들의 원망이 크다.

점자유도블록은 진한하늘색, 황토색, 스테인리스, 노란색 등 4가지 색으로 돼 있다. 비록 바닥 색하고 구분이 돼 저시력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다고 항변을 하겠지만 이왕이면 노란색이면 더욱 좋았을 텐데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화장실입구의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은 저시력 장애인들의 눈을 부시게 하고, 미끄럽기 까지 하다.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도 미끄러워 아주 치명적이다. 크게 다칠 위험이 매우 높다. 비장애인도 마찬가지다.

계단에 점자유도블록은 안 돼 있고, 휠체어가 다니는 경사로에는 점자유도블록이 설치가 돼 있다. 남자화장실은 입구가 좁아 전동휠체어 이용자나 전동스쿠터 이용자들이 들어가기 힘들다. 그리고 남자화장실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없고, 여자화장실 입구 안쪽에 장애인화장실이 있다.

정말 분노를 안 할 수가 없다. 비장애인은 남녀화장실이 있고 장애인화장실은 남녀공용이라니. 그것도 여자화장실 안쪽에 있어 어떻게 이용하라고 하는가?

옮긴지 얼마 안 되는 성남시 야탑동 터미널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문제가 크다. 이곳이 새로 지은 터미널이라고 누가 믿겠는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가 둘러보면서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성남시청은 하루속히 터미널 편의시설을 고쳐서 장애인들의 불편을 해소해야한다. 성남시의 얼굴인 터미널을 타 지역 장애인들이 이용할 때 불편하면 성남시 전체가 망신이다. 외국장애인들이 와서 불편하면 국제망신이다. 명심해야한다.

승차장에는 노란색 점자블록이 제대로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반사가 되고, 미끄러워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에게 위험한 스테인리스 점자블록. <박종태>

여자화장실 입구 안쪽에 장애인화장실이 남녀공용으로 설치돼 있다. <박종태>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전혀 설치가 안돼 시각장애인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박종태>

터미널 1층에는 황토색 점자블록이 설치됐다. 이곳도 이왕이면 규정에 맞게 노란색으로 설치하면 좋을 듯 하다. <박종태>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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