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캠프에 간다.
간혹 엄마와 떨어져 독립심도 기르고 낯선 친구들과 교류도 갖는다.
그리고 나도 간만에 홀가분한 시간을 갖는다. 여러모로 좋은 의미다.
"장애가 있다고 너무 주눅들지 말아야지. 넌 할 수 있을거야."
마치 도전하는 맘으로 아이를 보낸다.
"걱정마세요. 우리 선생님들 모두 착하신 분들이예요."
그러나...아직 장애인이 낯선 선생님과 아이들.
더운 날씨와 고만고만한 아이들의 번잡함...
"자~ 여러분 노래합시다."
꽥괙-- 우당탕--
캠프가 끝나고 얼떨떨해진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은혜야 집에 가자 왜 그러니?"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말한다.
"엄마 선생님이 울더라."
"왜?"
"내가 불쌍해서 운대..."
헉!
"나 그렇게 불쌍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장애인이 불쌍한 존재임을 확실히 인식시켜 주었나보다.
"아니 안 불쌍해. 엄마가 보기엔 그들이 참으로 불쌍하다."
화가난다.
"엄마, 다신 거기 가지 말자."
"그러자."
장애가 있는 아이가 낯선 즐거움을 갖기엔 세상은 너무 서툴다.
<장차현실의 '별아이 현실엄마'는 세계일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화가 장차현실
pen336@hanmir.com
장차현실은 1988년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1997년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에 <색녀열전>을 연재하면서부터, 프리랜서 만화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일보 <현실을 봐>, 인터넷한겨레 <장현실의 현실을 봐>, 우먼타임스 <덕소부인> 등 여성과 장애를 주제로 한 만화를 연재했고, 지금도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읽기를 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도서출판 이프 <색녀열전>, 한겨레출판부 <엄마 외로운거 그만하고 밥먹자>가 있다. 현재 물 맑은 양수리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장애인과 여성의 현실 등에 대해서 계속 그림을 그리고 책을 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