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근처에 설치된 육교에는 한쪽에만 경사로가 있고, 나머지 한쪽에는 계단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 전당 옆에 이상한 육교가 건립됐다.

문제의 육교는 예술의 전당 건너편 초고층 아파트를 군인공제회가 건설하면서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육교를 총 55억원이라는 돈을 쏟아부어 조형물까지 건설하면서 만든 것이다. 군인공제회는 향후 이 육교를 서초구에 기부 체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육교는 예술의 전당에서 육교로 올라오는 길에는 좁고 가파른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건너편에는 계단만 있고 장애인들이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다. 그러다 보니 한쪽 경사로만 보고 올라간 휠체어 장애인들이나 유모차를 몰고 가는 어머니들은 황당해 하며 서초구청 행정에 불만을 쏟아놓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군인공제회가 무더위에 한쪽 경사로를 만들면 내려갈 때는 장애인들의 휠체어가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줄 착각한 것 같다. 서초구청 담당자에게 전화하고 항의하니 육교 옆 건물 5층 정도를 허물고 경사로를 만들겠다고 한다.

3억 정도 예산이 든다고 한다. 경사로 위치를 생각해 보고, 비싼 땅값을 생각해 보고, 경사로는 겨울에 미끄럽고 비가 오면 위험한 것을 생각하니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좋을 성 싶었다. 그래서 어떤지 문의하니 구청 측은 경사로만 주장하고 있다. 어이가 없고 분노가 난다.

교통약자들을 생각한다고 하면서 한쪽에만 그것도 올라가기 힘든 경사로를 만들고, 미관만 생각하고 있다. 장애인 불편은 생각지 않는지 묻고 싶다.

군인공제회에서 육교를 만들었다고 하니 더욱더 분노가 났다. 군인들은 상이용사회도 있는데 그 아파트에 상이용사분들이 입주하고 육교를 이용할 때 불편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사당동 방향 200미터 지점, 양재동 방향 50미터에 횡단보도가 있는데 왜 육교를 설치한 것인가?

혹시 만일 이 횡단보도를 나중에 철거하면 장애인들은 목숨 걸고 무단횡단을 해야 한다. 7월 27일 급하게 이 문제를 SBS 8뉴스에 제보해 보도됐다. 어제 독립생활비젼21 최광훈 회장님이 휠체어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수고를 해주셨다.

서초구청은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고 장애인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구색만 맞춰놓은 전시행정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 요즘 서울시내 강남역과 양재역 사이에 있는 육교 두 군 데는 허물고 있는데 흉물스럽고 답답한 육교를 설치하다니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서초구청은 하루속히 경사로도 휠체어가 원만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다시 손질을 하고 건너편에는 엘리베이터 설치해서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8월 달 개통과 맞춰 정비해야한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