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석아! 어제는 네가 유치원 친구들에게 "개성이 강한 우리 큰 이모"라고 소개를 해주어서 기쁘고 즐거웠단다. 너의 말 한마디가 이모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듯이, 말 한마디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말하는 사람도 자신의 말처럼 변해가게 되는 거란다.

그러니 사람들은 무수한 말속에 살고 있다 할 수 있겠구나.

긍정의 말과 부정의 말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사는 모습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지도 하겠지.

민석이에게 편지를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이모는 어떤 말을 써야 할까 고민을 하고, 때로는 이미 해버린 말 때문에 후회를 하기도 한단다.

우리 민석이가 어른으로 커가면서 누구에게나 다음과 같은 말을 먼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람을 무시하는 말보다는 '고맙다'라는 말을 , '너는 못해'라는 말보다는 '너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그리고 '모른다'는 말보다는 '나도 알고 싶다'라는 말을 먼저 하였으면 한단다,

누군가 너에게 부탁을 할 때 '오늘은 못해요'라는 말보다는 "지금, 한번 해보기로 해요'라는 말을, '이것밖에 안돼요'라는 말보다는 '아직도 많아요'라는 말로 너의 마음을 전하도록 해라. 그리고 눈앞에 결과물이 적더라도 '겨우 이것밖에 못했니"'라는 말보다는 '벌써 이렇게 많이 했구나"라는 말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말을 하면 더욱 기분 좋은 일이 아니겠니!

세월이 흘러 네가 사회인으로 성장했을 때, 이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몇 가지 적으려고 한단다.

첫째는 네가 상대보다 좋은 위치에 있다면 분명 부당하고 따져야 할 일지만 그냥 눈감아 주는 사람이 되어라. 분명 그 사람은 너와 함께 있고 싶어질 꺼야.

둘째는 네가 가진 것이 없을지라도,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너의 소중한 것도 기꺼이 줄 수 있을 만큼 나누는 사람이 되어라. 네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우는 친구에게 주었던 따뜻한 마음을 계속 간직하면 너의 둘레는 따뜻한 온기로 항상 가득할 꺼야.

세 번째는 모두가 피하려고 하는 힘든 일을 주저하지 않고 먼저 솔선수범하는 것도 중요하단다. 네가 만약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누구나 의지하고 싶은 네가 될 수 있겠지.

네 번째,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키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 큰 문제를 작은 문제로 줄이는 사람이 있지.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기거나 쓸데없는 말들이 떠돌거든 그 문제와 말이 크더라도 침묵으로 묻어둘 줄 아는 사람이 되어라. 그러면 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없이 든든한 사람이 되는 거란다.

다섯 번째 더없이 좋은 일에도 끝에 가서 사람을 불안케 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아무리 심각한 일에도 언제나 희망을 결론으로 주는 사람이 되어라. 너의 그런 말은 언제나 새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진취적인 기상을 갖게 할거란다.

여섯 번째 공과 사의 구분을 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적인 감정에 이끌려 가는 사람은 바른 성공의 길을 가기란 어렵단다. 공적으로 할 일과 개인의 감정은 분명히 구분하는 사람이 될 때 너의 행동에는 언제나 신뢰가 쌓인단다.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점 한 가지를 꼭 칭찬해주는 사람이 되어라.

민석의 좋은 점을 찾아 하루에 한가지씩 찾아 해주시는 엄마의 칭찬처럼 너를 생각하면, 조건 없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 그래서 항상 주변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이는 사람이 되어라.

너도 자라서 살다보면 세상이 공평치 않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보람되고 기쁜 일이 수천 수만배 더 많은 좋은 세상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