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의 포스터.

가끔씩은 예정이 없는 휴일을 보내는 일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한가롭게 보내고 싶은 주말이라면 보고 싶던 영화를 보러 가거나 좋아하는 음악가의 라이브를 보러 가면 일주일 동안 누적되었던 긴장과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

여름의 후덥지근한 날씨가 시작되는 요즘은 영화 한편이 큰 즐거움을 준다

극장에서는 트로이, 슈랙,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여친소)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개봉영화 중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 투모로우는 자원의 과도한 사용으로 대기의 온난화로 인하여 빙하들이 녹아 내리고 북반구 해수면 온도가 급랭하면서 다시 빙하기가 닥친다는 내용의 환경 재앙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에서 드러나는 과학이론들이 과연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고 의문을 제기하게 되고 지금은 당장 닥치지 않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치부하게 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빙하가 녹을 것이고, 그 물이 해류의 흐름을 바꿔 난류의 온도를 낮추고, 그게 원인이 되어 지구에 재난이 닥친다는 가정은 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가정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지구의 재난보다는 멸망의 위기에 처한 지구와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의 영웅적 이야기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 재난을 그리고자 한 영화라기 보다 재난에 닥친 사람들의 인간성을 그린 영화라고 말해야 옳을 것 같다.

뉴욕을 삼켜버리는 엄청난 규모의 해일이나 눈보라도 볼만한 화면이었고. 뇌리 박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뉴욕시에 대홍수가 일어나 온통 물바다가 된 멘하튼, 학력경시대회 참가 차 맨하튼에 갔다가 공공 도서관에 고립된 아들 샘과 아들의 여자친구 로라를 구하려고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아버지 잭 홀 박사의 의지에 찬 눈동자이다.

“내게 아들 아니면 죽음을 달라!”

홀 박사가 전하는 이 절절한 대사야말로 투모로우’의의 메시지를 마음으로 전한다. 잭 홀 박사가 아들 샘을 구하기 위해 혹한을 뚫고 뉴욕으로 향하는 과정은 아버지와 아들의 휴머니즘이 가득한 가족주의가 가슴을 잔잔하게 울린다.

환경 위기에 대한 미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 방식을 꼬집고, 고위 권력자를 오만하고 우유부단하게 묘사하는 등 의로운 시선도 보이고 있다.

영화 속에서 권위적인 부통령은 잭 홀 박사의 브리핑에 코웃음을 치며, 대통령은 미국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자연의 대재앙 앞에 속수무책의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 남으로 향하는 미국인들이 멕시코 국경을 넘기 위해 아우성을 치는 상황은 현재의 미국과 멕시코 관계를 거꾸로 그리고 있으며 대통령은 자동차로 피난을 가다 동사하고, 콧대 높던 부통령은 정부의 자만으로 인한 국민의 희생을 깊이 머리를 숙이는 것은 이라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군의 반인륜적 행위와 미 정부의 정치적 비윤리성과 맞물려서 묘한 감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영화 투모로우는 70년대의 재난 영화 타워링이나 트위스트’나 ‘아마겟돈, 그리고 인디펜던스데이"에서 느끼는 재난의 위험과는 다른 환경파괴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하는 것이 비교되어 옛 영화에 대한 추억도 떠오르게 하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태풍 디엔무의 간접적 영향으로 전국의 날이 흐려 있다.

자연재해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고 진한 부자간의 감동이 있는 영화 "투모로우" 한편이면 그런 대로 비 오는 주말을 만족하며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꿀꿀한 날씨가 예감되는 주말엔 무슨 내용이든지 맘에 드는 영화 한편 보기를 권한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