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
http://abnews.kr/poT

안산할머니의 정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4-05-06 21:25:00
가슴 뿌듯한 날이었다.

구리에 들러서 일을 보고 안산에 작은 아버지댁을 방문했다.

엄마가 할머님을 꼭 만나뵙고 싶다고 했던 것이다.

아니 할머님이 죽기 전에 꼭 한번 엄마를 보고 싶다며

내게 전화를 했었다.

시골스런 안산 아파트 13층에 갇혀 사는 86세 친척 할머니...

우리 할머니는 이 세상을 떠났고 안산 할머니가 죽음을 기다리고 계신다.

아직 치매는 없으셔서 참 다행이다.

하지만 기억력이 가물 가물 하시다.

세월의 매를 맞다 보니 자연스레 자꾸만 잊어가는 것이다.

자기가 기억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잊어가는 만큼

사람들로 부터 자신도 서서히 그렇게 잊혀져 가는 것이다.

난 우리 할머니께 제대로 하지 못했던 효도를 안산할머니께

해드리고 싶었다.

집이 멀다며 어느 누구 하나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상황...

늘 적적해 하시는 할머니의 그늘에 햇빛을 비춰주고 싶었다.

어깨를 주물러 드리면서 말동무가 되어 드렸다.

아니 난 할머니로부터 삶의 지혜도 얻었고 재미나는 친척들의

에피소드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나 어릴 적부터 안산할머니는 내게 사랑을 듬뿍 주셨다.

난 아직도 그 애틋한 정을 잊지 않고 있다.

사랑을 받으면 당연히 주는것...자연의 이치인듯...

내가 받은 사랑...이젠 내가 돌려줄 차례다.

할머니는 나와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놓아 주지 않았다.

그간 외로우셨나보다.

네 명의 손녀와 며느리가 너무 잘 해 준다며 연신

자랑을 하셨다.

하지만 식구들에게 하지 못하는 말들이 너무 많은듯 했다.

내가 놀러 갈때마다 자고 가라고 날 붙잡으신다.

다음엔 꼭 할머니랑 두 손 꼭 잡고 옛날 이야기하며

잠을 자야겠다.

안산 할머니는 부디 우리 할머니처럼 치매에 걸리지 않고

곱게 늙어가시길 바랄뿐이다.

다리도 못쓰시고 허리가 아파서 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할머니의 건강 회복하시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시길 바라며...

칼럼니스트 김광욱 (tesstess73@yahoo.co.kr)

칼럼니스트 김광욱의 다른기사 보기 ▶
< 네이버에서 에이블뉴스를 쉽게 만나보세요! >
<내손안의 에이블뉴스~ 언제 어디서나 빠른 장애인계 소식~>
에이블뉴스 페이스북 게시판. 소식,행사,뉴스,일상 기타등등 마음껏 올리세요.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싸이월드 공감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