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씻는 곳은 물론이고 소변기까지 설치가 되어있는 정읍휴게소의 장애인 화장실.

호남고속도로 정읍(녹두장군휴게소), 논산, 천안, 정안 휴게소를 일부러 지나가는 길에 들러보았다. 정읍휴게소에 들어서니 장애인 화장실 간판이 커서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잘 설치를 하였다고 칭찬을 하고 화장실을 들어서니 옆에 장애인 화장실 문이 대문짝 만한게 눈에 확 띄었다.

문을 열어보니 용변기 옆에 손 씻는 곳은 물론이고 소변기까지 설치가 되어있어 장애인 화장실 치고는 정말 특이한 화장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왜 소변기 까지 설치를 했는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잠시 후, 소변기 설치에 대한 의문은 금방 풀렸다. 휴게소 화장실에 많은 이용객들이 몰려들어 중증장애인 들이 소변을 보기가 매우 불편해서 소변기를 설치 한 것이다. 이것이 장애인, 노약자, 임산부 편의증진법률을 능가하는 진정한 장애인 편의시설 이었다.

장애인 편의시설은 설치비용이 조금 더 든다는 이유로 설치를 기피 하는데 오히려 장애인 불편을 먼저 찾아주는 배려를 한 것이다. 화장실 옆을 보니 2000년에 우수화장실로 선정된 마크가 벽에 걸려있었다.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에 가보니 장애인 마크가 있는 식탁이 있었고, 10여명 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의자를 뒤쪽 공간에 밀수 있도록 돼 있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많이 쓴 듯했다.

식사를 하고 논산, 천안 고속도로를 타고 지나가다 정안휴게소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식당이 이층으로 되어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몇 달씩 고장이 난 채로 방치 되어 있어서 얼마 전,에이블뉴스에 글을 올리고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에이블뉴스 보도후 정상운행되고 있는 정안휴게소의 엘리베이터.

지금도 엘리베이터가 방치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여 꼭 둘러보고 싶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더니 전에 고장이 나 방치해두었던 전과는 달리, 엘리베이터가 정상운행 되고 있었다. 정말 기뻤다. 당시 엘리베이터 문제를 한국도로공사에 항의 했는데 그동안 말끔히 고치고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2층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제는 불편이 사라지고 정상 운행이 되어 너무 기뻐서 2층을 3번이나 올라 다니면서 이곳저곳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비장애인들은 2층 식당으로 쉽게 올라가지만 장애인들은 계단만 있으면 올라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의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점검을 마치고 안산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장애인들은 불편함을 느끼는 공공시설이나 편의시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고쳐서 다음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해야 한다.

요즘은 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에 불편함을 호소하면 빠른 시일 안에 고쳐진다. 앞으로 우리 장애인들도 고속도로 휴게소를 불편 없이 편하게 이용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을 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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