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뒤쪽에 위치해 있으며, 장애인표시를 해놓지 않은 세종문화회관의 장애인관람석.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1년간 318억원을 들여서 전면적으로 개·보수를 하고, 지난 3월 2일 다시 문을 열었다. 세종문화회관은 객석 3,000석으로 국내선 가장 큰 공연장이다. 위치적으로도 사통팔 달 교통중심지인 광화문에 있어 그 어느 공연장보다도 접근성도 좋다.

또한 서울시로부터 안정적인 예산을 받고 있어 여타 단체보다도 여건이 좋다. 많은 국민들의 혈세를 들여서 보수한 세종문화회관이 어떻게 장애인들(소외계층)을 위해서 시설을 고쳤는지 궁금하여서 3월 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홍보과를 방문해 담당자와 함께 이곳저곳을 구경하였다.

세종문화회관 앞쪽에는 휠체어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세종문화회관을 들어올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됐고, 대공연장 입구 양쪽에도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편하게 공연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보수공사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몇 발짝 옮겨서 장애인화장실에 가 보니 기대가 무너졌다. 화장실 입구에 장애인 마크가 없어서 홍보과 직원에게 문의하니 관람객들이 장애인화장실로 오해를 할 수 있어서 있던 장애인 마크를 떼어 버렸다는 것이다. 장애인불편은 생각을 전혀 안하는지 항의했다.

옆을 보니 엘리베이터가 있고 옆에는 장애인마크가 있고 공연장 3층 안내가 되어있어 올라가 보니 2층이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에서는 3층이었다. 엘리베이터 옆에는 화장실이 있어서 자세히 보니 남녀 장애인 화장실이 있었다. 1층에 화장실 이용을 하려면 7계단을 경사형 휠체어 리프트 이용해야 하는데 비해서 2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1층보다 더 쉽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2층 대공연장에 들어가서 장애인좌석을 문의하니 맨 뒤 의자 뒤에 아무 표시도 없는 곳이 휠체어장애인이 구경하는 관람 장소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1층도 마찬가지로 맨 뒤 의자 뒤쪽에 아무표시도 없는 곳이 휠체어장애인 좌석이었다. 너무 화가 나고 분노를 치밀어 올랐으나, 참으면서 홍보과 직원에게 총무과를 찾으니 가르쳐 주지 않고 자신이 대신 이야기 하겠다고 가버렸다.

총무과를 찾아가 항의를 하니 시설관리부를 가르쳐 주어 방문해서 이상하 과장에게 먼저 화장실 리프트 타고 내려가는 것 보다 2층 화장실로 장애인들이 가는 것이 편리하니 2층 화장실을 이용을 하도록 안내판을 표시하도록 부탁했다.

대공연장 등에 휠체어 장애인좌석이 없고, 맨 뒤에서 관람을 하게 하는지 항의를 하였다. 수원문화예술회관은 가운데 VIP석을 없애고 휠체어장애인석을 만들어 휠체어장애인들이 편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는데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은 왜 장애인을 불편하게 하는지 따졌다.

318억원을 들여서 새로 보수한 곳에 장애인 편의시설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조목조목 따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 세종문화회관의 처사에 정말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다. 서울시 장애인행정에 의심이 갔다. 이런 것이 소외당한 장애인들이 문화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정책인지 참을 수가 없어서 서울시 문화관광부에 전화로 찾아서 항의했다.

그곳에서는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편한 뒤에 휠체어장애인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그곳은 아무 표시도 없고, 그것이 휠체어 장애인을 위하는 것인지 문의했다. 또 그 관계자는 불이 나면 빨리 대피하도록 경사로 있는 뒤에 휠체어장애인을 위한 좌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장애인복지과 편의시설 담당자에게 민원을 제기하니 담당자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전국 도·시·군 문화예술회관도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문화 관람을 위해서 관람하기 편한 곳에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세종문화회관의 장애인 행정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홍보실장은 변함없이 뒷자리가 제일 좋은 VIP석이라고 우기고 있다.

그러면 수원문화예술회관이 VIP석을 없애고 장애인석을 만든 것이 잘못 한 것이란 말인가? 변명이 말도 안 됐다. 보수를 해서 음향시설이 아무리 좋다고 하지만 어떻게 홍보실장이 맨 뒤쪽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대답하는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이 글을 쓰면서 수원문화예술회관 관장님과 통화를 했다.

세종문화회관의 문제점을 설명 드리니 관장님은 뒷좌석은 소리가 난반사되는 지역, 즉 소리가 깨어져 들리는 지역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장애인좌석은 맨 뒤쪽이 아닌 선택권을 줘야한다고 말씀하셔서 감명을 받았다. 장애인을 위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고, 세종문화회관과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세종문화회관과 수원문화예술회관을 보면서 깊은 생각을 해보았다. 장애인들이 가장 좋은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수원문화예술회관과 맨 뒤쪽에서 관람하는 세종문화회관은 분명히 다르다. 장애인을 가장 좋은 자리를 주면, 소외당한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에 관람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가슴을 느낄 것이다. 수원예술회관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에는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세종문화회관처럼 장애인을 차별해 맨 뒤에서 장애인들이 관람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반 관람객들은 세종문화회관을 비판할 것이다. 공연장 운영자 측과 직원들은 예술을 사랑하는 것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소외당한 모든 이들을 사랑하면서 좌석배정도 가장 좋은 곳으로 배정해야한다. 그러면 관람에 앞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지펴질 것이다.

하루속히 수원문화예술회관처럼 모든 예술회관 뿐만 아니라 경기장, 극장도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한다. 그런 날이 분명히 빨리 오리라 생각한다. 수원문화예술회관처럼 장애인 위하는 마음이 많아지기 때문에 하루속히 세종문화회관도 고쳐서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게 좌석을 고쳐주길 바란다.

1층에 위치한 장애인화장실에는 마크가 없었으며, 계단이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하는 등 이용이 불편해보였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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