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 나잇 스탠드(one-night stand) 中.

원 나잇 스탠드(one-night stand) 하룻밤만 자고 헤어지는 것, 혹은 그런 관계를 일컬음. <응용어: 투나잇 스탠드, 쓰리 나잇 스탠드. 유사어: 번섹. - 팍시러브 즐콩사전 중에서>

얼마 전 여성 장애인 한 분이 장애인관련카페 운영진에게 메일을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용인 즉, “나이 마흔이 넘도록 섹스한 일이 없지만 해보고 싶으니 한번 섹스를 해달라”는 것.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무척이나 당황스런 요구가 아닐 수 없겠다. 그러나 장애인의 감수성과 현실적으로 섹스파트너를 구하는 어려움을 생각한다면 욕구충족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소위 '작업'의 성공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섹스에 관한 한 빠삭한 필자임에도 어쩔 수 없는 분야가 있었으니…. 이 '작업'이 그러하다.

앞으로 소개될 두 편의 글들은 팍시러브넷의 섹스 칼럼리스트들의 작업 메뉴얼이다. 이제 그들의 사고, 그들의 노하우를 듣고 우리는 우리 식의 방식을 만들어 가보도록 하자. 부족한 필자를 대신해 당당하게 글을 써주신 두 분에게 감사 드린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필자가 원나잇을 소개한다고 해서, 그것을 조장하고자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다만, 원하는 장애인들에게 매뉴얼을 제공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심정이니 이점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준비되셨는가? 그럼 따라들 오시라~

# 섹스칼럼리스트 shino

여러 매체에서 온갖가지 체위나 오르가즘에 이르는 법, 나아가 성공적인 헌팅 방법을 비롯한 갖가지 매뉴얼들이 판을 치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와중에 작업, 까놓고 얘기해서 원나잇을 실현시키는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다는 건 쓰는 필자 본인도 난감하면서 억지스럽다 느껴지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런 류의 글이 보장하는 성공률은 너무나 상대적이고 이런 류의 글이 제시하는 방법 또한 너무나 많은 변수와 주관적이라는 함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필자는 사방군데서 날아올 것 같은 돌팔매를 피하기 위해 단서를 붙여본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순전히 필자 개인의 경험담에 의거한 사적인 성격의 방법들로 흔히 지껄여대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거나', '상대적이면서 절대적인' 글들과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고 그런 글들의 성격을 따라갈래야 죽었다 깨나도 비슷하지 조차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

[마음가짐]

흔히들 가지고 있는 선입관 중의 하나가 바로 남자에게 작업을 걸려면 본인의 외모가 출중하거나 그게 안되면 몸매라도 쭉쭉빵빵인 여자여야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 아직은, 여자가 작업을 걸어서 성공할 확률이 남자보다 100배는 더 높다. 남자에 비해서 작업을 거는 여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남자들의 대부분은 아직은 여자 쪽에서 먼저 작업을 거는 상황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업을 건다는 건,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여자가 남자를 간택'하는 것이고, 받아들이는 남자 입장에서도 '아, 내가 무지 잘난 놈인가 보다'라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즉, 강조하고자 하는 점은 시도해보고자 하는 당신의 외모가 별로라거나 혹은 몸매가 영 꽝이라거나 할지라도 '여자라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확률은 훨씬 높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하니 우선 자신감을 100% 충전한 후 세부사항으로 들어가자.

[흐름을 따라가기]

장소는 아무래도 술집이 좋다. 술을 먹다보면 분위기가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고 술집불빛 아래서 꼴림도 만들어지게 돼 있다. 돈 있는 경우 양주도 좋지만, 대부분은 맥주로 가볍게 먹는 분위기가 된다. 어찌됐든 소주는 좋지 않다. 소주는 먹다보면 술 먹는 것 자체에 집중되느라 대화의 흐림이 산만해질 수 있으며 나중에 섹스 시에도 냄새가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맥주로는 요즘 병맥주가 사랑 받고 있긴 하지만, 되도록 호프집을 권하고 싶다. 500잔을 부딪칠 때 아무래도 눈웃음이라도 더 자주 주고받게 돼 있으며, 특히 2000cc를 먹으면 서로 따라주면서 말을 건네기가 더 쉽다. 괜히 폼 재려다 긴장감 때문에 일 그르칠 수 있다. 이 외 와인이나 여타 술들이 많긴 하지만, 솔직히 필자는 늘 저렴한 맥주집에서 작업을 했었다. 고급스런 분위기? 모른다.

장소도 잡았겠다 술도 마련되어 있겠다, 이제 남은 건 대화다. 절친한 사이와의 대화가 아닌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늘 어렵고 긴장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 긴장감은 당사자만 느끼는 게 아니고 늘 상대방도 함께 느끼게 된다. 또 긴장감이 심해지면 전체 분위기까지 어색하게 만드는 무서운 전염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어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필자가 애용하는 방법은 딱 2개다. 미소와 맞장구.

▲ 요것이 바로 파안대소다.
우선 미소 얘기를 해보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란 옛말이 있듯이 미소는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상대방에게 대화의 자신감을 심어주는 요소가 된다. 어떤 미소를 지을 것인가 별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대화 중간중간 7번 정도는 미소를, 3번 정도는 소리를 섞은 파안대소를 하는 게 좋다.(여기서 전원주 아줌마 식의 박장대소는 좋지 않다. 파안대소다.)

너무 빙그레 웃기만 해도 인형 같아 보일 수 있고 너무 웃음소리를 섞어대는 것도 경박하단 인상을 줄 수가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배합이 적당하다.

다음은 맞장구.

당신이 낯선 남자 앞이라 느끼는 긴장감의 몇 배를 남자는 느낀다. '이 여자가 지금 내 얘기가 재미없는 건 아닐까',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얘기를 해야하지?' 등등…. 보편적인 남자는 분위기를 리드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데다 재미없는 남자로 비춰진다는 건 남자입장에서 무진장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잠깐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소개팅이나 혹은 어떤 자리에서건 남자가 "어휴..이런 제 얘기, 재미없으시죠?"라거나 "저 혼자서만 지루한 얘기를 너무 떠든 것 같네요"라 말하는걸 들어본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당신이 상대방의 얘기가 지루하지 않고 경청한다는 인상을 상대남자에게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인상은 당신이 상대방의 이야기=상대방이 싫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주며 이런 자신감으로 분위기는 릴랙스되며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당신에게 호감을 갖게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중에 당신이 작업을 걸 때 성공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

그렇다면 대화를 어떻게 끌어나가야 할 것인가? 침묵이 어색해서 당신이 떠들어야 할까? 해답은 바로 맞장구이다. 맞장구만 잘 쳐도 대화는 70% 정도는 성공이다. 효과적인 맞장구를 위해서 필자는 몇 가지 멘트를 사용한다.

1. “아, 예. 그랬구나” : 얘기를 경청한다는 인상을 준다.

2. “어? 정말요? 우와..몰랐는데 첨 알았어요.”: 이 대답 뒤에 상대방은 대부분 다시 한 번 똑같은 얘기를 압축해서 들려준다. 몰랐던 사실을 알려준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같은 얘기를 한 번 더 떠드는 것이다. 두 번째 듣고 나면 1번 멘트를 날린다. 때로는 본인이 이미 알고 있던 얘기라도 모르는 척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멍청한 여자라는 인상도 좋지 않지만 너무 똑똑하단 인상도 좋지 않다. 이 중간이 필요하다.

지적인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도 많고 얘기를 경청하는 것도 좋지만 남자 혼자서만 떠든다는 인상은 좋지 않다. 주로 필자는 본인이 일하는 분야나 관심 있는 분야(본인의 직업이나 영화감상등)에 대해서는 오래 얘기하고 그 외의 분야(주로 게임, 컴퓨터, 스포츠)에 대해서는 알아도 무조건 모르는 척 한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반반씩 섞는게 가장 좋다.

3. “우와...대단하다. 놀랬어요” : 주로 상대방이 과거 자신의 경험담(군대나 직장에서의 자랑거리 같은 예)을 얘기할 때 사용한다. 칭찬의 효과가 크며 상대방을 다시 보게됐다는 뉘앙스를 풍겨 자신감을 심어준다.

미소와 멘트를 함께 사용하라.

[작업멘트 날리기]

술과 대화로 무르익은 분위기서, 이제 이 글의 목적으로 들어가 보자.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제부터는 필자의 경험담이다. 원나잇을 하기 위해서 "함 하자"라는 멘트를 날려야 한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날려야 하는 걸까?

필자 개인이 느끼기에 남녀가 작업에서 가장 크게 고민하는 부분은 남자는 '어떻게 하면 늑대처럼 안보일까' 혹은 '어떻게 하면 함 해볼까라는 뉘앙스를 안주고 잘 수 있을까'일 것이고, 여자는 '어떻게 하면 좀 덜 날라리로 보일까'일 것이다. "자고 싶다"라는 목적을 달성하고픈 욕망과 함께 자신이 바라는 이미지로 상대방에게 비춰지길 바라는 욕망도 망가지지 않길 바란다.

필자가 원나잇 대상을 선택하는 데에 원칙은 하나다. 물론 어느 정도 호감이 느껴지는 사람이란 것도 당연하지만 제일 크게 작용하는 부분은 '이 사람이 자고 나서 떠들어댈 놈일까, 아닐까' 이다. 설사 뒤에 가서 떠들더라도 내 귀에 들어오지만 않으면 된다.

최강의 고수들은 아마 상대방을 통해 잠자리로 직행하는 상황을 유도하는 사람들이겠지만, 아직 필자는 그 정도가 못된다. 그 점 독자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이 짧은 탓도 있겠지만 성격이 사실 좀 급하다. 뜸들이고 이러는 거 안 좋아한다. 때문에 필자는 주로 그냥 하자고 한다. 필자가 사용했던 작업멘트는 다음과 같다.

"저기요.. 이런 말해도 되나?" (상대남자 당황한다.) "예? 뭔데요? 하세요."

"키스 한 번해도 돼요?"

"나 오늘 되게 하고 싶은데."

"여관 가자"

"오늘 안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결과는.... 90% 성공했다. 앞서 말한 술과 대화를 몇 남자와 해보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거의 보인다. 눈빛이나 분위기만으로 상대방이 넘어올지 안 넘어올지가 보인다. 그리고 또 대부분 넘어오게 돼있다.

어떻게 그 가능성을 가늠하고 작업을 걸어야할까.. 이 부분이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감이다. 그리고 그 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저 독자들에게 몇 번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경험하다 보면 적당한 선을 알 수 있다.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적당한 선을 늘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제일 인기 없는 여자는 눈치 없는 여자고, '혹시 꽃뱀 아냐? 나한테 뭘 벗겨 먹을려고?'라는 인상을 줘서도 안 된다. 일상에서 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여성으로 보이는 게 가장 좋다.

그리고 여성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말. 대한민국에서는 여자가 작업을 걸어 성공할 확률은 남자보다 무진장 높다. 외모나 겉모양은 작업에서 별로 중요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자신감을 가지시라. 지금도 충분하다.

아. 그리고 만약 실패했다면? 다시 또 시도하면 된다.

재밌는 부분은... 거절당해서 쪽팔리는 여자보다 거절해서 '내가 그때 왜 그랬지? 굴러 들어온 떡을'이라고 후회하는 남자가 몇 배는 많다.

조항주님 식의 멘트로 마무리하겠다.

즐거운 밤 되시라.

최근들어 지난 이력을 자세히 소개해야할 필요를 느낌. 왜? 설명치 않아서, 혹은 설득력의 부재로 종종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보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 혹시 아는가 프로필을 잘 설명해서 대성할지… -1971년 위생병원 출생: 칠삭동이, 어려서는 칠삭동이가 대단한 것인줄 알았음. 비숫한 인물이 한명회인가 뭔가 하는 인물이 있다고 들었음. 뜻은 크게 품었으나, 아직까지 대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음. 대신 몸은 부풀어 오르고 있음. -1994년 대학졸업: 숫처녀가, 불감증이 순결의 표시인줄 알고 대학에 입학/ 결국 남아있는 것은 무연애, 무빠굴의 경험으로 남의 연애사만 나오면 침을 흘리는 휴유증에 시달림. -2004년: 쓰리잡으로 삶을 연명. 온갖가지 빠굴담을 구라로 떠드는 여인네. 남들이 알면 무수한 남자를 연인으로 삼은적이 있은줄 알고 덤빔. 속빈강정....알고보면 무식의 극치. 여보세요..아...여보세요. 나는 당신이 무슨말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지구인은 나의 적인가 동지인가? -2007년 현재: 남들이 보기에는 몇가지 엽기적인 직업을 가진 이력을 가지고 있음. 현재도 역시 남보기에 멀쩡하다고 할 수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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