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 49제 하면서 엄마랑 약속했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마가 원했던 만큼만 되겠다구요

엄마가 원했던 것은 넓게는 쓸모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콕 찍는다면 장관 한번 해먹는 거였죠

엄마는 장관을 정승 쯤으로 생각했던거예요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는 '아무나 장관 하나' 라고 콧방귀를 꼈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어요

'못할 것도 없지'

아마 엄마는 나를 추천하려고, 하늘 나라 빽으로 로비를 하시려고

서둘러 가진게 분명하다고 요즘은 나를 고무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부터 마음을 바꾸기로 했어요

소금끼에 쪄든 얼굴 피부에 윤기와 탄력을 주기 위해

맛사지를 하고

칙칙한 옷을 밀어놓고 밝은 옷을 꺼내놓고

설움 살을 빼기 위해 저녁을 굶었어요

저녁 먹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나니 배가 고픈거예요

예전 같으면 "엄마 라면 반띵할래" 했을텐데

그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아 침만 꼴깍 삼키며

또 다시 엄마 생각

-엄마, 배고파-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