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팬한테 전화가 왔어

(물론 난 팬이 있을리 없는 무명 작가이지만 간혹 팬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있음)

"지금 뭐 하세요"

-축구 봐요

"아,가족들 하고 텔레비젼 보시는군요"

-제가 가족이 어딨어요

내가 한 말인데 갑자기 서러움이 북받쳐오는 거야

서러우니까 초라해지는 거 있지

그래서 큰 소리로

-암튼 안정환은 끼가 있어, 왜 옷을 벗는 거야

아마 저것도 준비된 세러모닐꺼야

옆에 진짜 끼있는 여자 은희씨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저 저 몸매 봐, 끊네준다"

나두 몸매에 막 감동 하는 척 했어

덕분에 내 쓸쓸함은 감춰졌지

방으로 들어갔는데

난 정말 혼자구나 싶더라구

난 그동안 뭘 했나

나한테 남은 건 뭔가

난 뭘 믿고 살아야 하나

난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를 있는대로 쥐어뜯고 있는데

그때 내 눈에 발송하려고 갔다 놓은 솟대문학 뭉치가

들어오는 거야

통권 50호 기록, 솟대문학!

갑짜기 힘이 솟더라구

-야 니들 문예지 50권 만들 수 있어

50권 만들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

내 앞에서 까불기만 해봐라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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