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12시가 넘었네

7월 넘기기 전에 찾아가려고 했었는데...

7월은 정말 바빴어

마치 파도 위에서 파도타기를 하는 기분 이였다니까

내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거야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파도에 휘말려

실종될 상황이라

다른 일에 신경을 쓸 수 없었어

저녁 회식도 거의 못했어

술 이라도 한잔 마시고 들어왔다가는

다음 날이 엉망이 될텐데

생방송 핑계로 집에 일찍 들어왔는데

집에 있으니까

먹고 싶은 것만 떠오르는 거야

김치 송송 썰어 넣은 부침개도 먹고 싶고

감자 수제비도 먹고싶고

맑은 장국에 말은 국수도 먹고 싶고

멸치 간장에 상추 쌈도 먹고 싶고

그래서 포장마차에서 국수도 사먹어보고

솟대 사무실에서 수제비를 시켜 먹어보았지만

맛이 없는 거야

그 모든게 다 엄마 손맛이 들어가야 맛이 난다는 것을 알았어

이제 그런 맛있는 엄마 요리는 먹을 수 없는 거더라구

엄마는 참 약았어

이렇게 아쉬운 거리를 잔뜩 만들어놓고

홀랑 가버리구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 그러더래

할머니 계실 때는 맛있는 거 많이 얻어먹었다구

아저씨들도 엄마 요리 생각이 나나봐

슈퍼에서 과자만 잔뜩 사왔다

포테이토칩, 크래커, 땅콩샌드...

이런 과자를 먹고

파도타기를 할 힘이 생길지 몰라

8월의 파도는 세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몰아붙이면

지치거든

8월엔 파도타기를 즐길꺼야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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