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은 에이블이다

엄마랑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난 동네 사람들한테 니가 작가라는 말 안해"

엄마는 딸의 장애는 누구한테나 당당히 말하면서 내 직업에 대해서는 열등의식을 갖고 계셨다. 그 이유는 방송 작가라고 말하면 "TV 드라마 뭐 썼는데요" 라고 묻기 때문이다

TV도 아니고 게다가 라디오에서도 장애인 프로그램 작가라는 것이 엄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던 것이다

" 너두 TV 드라마 쓰면 안되니?"

엄마의 철없는 주문에 나도 모르게 폭발을 하고 말았다

"이것도 감지덕지야. 내 주제를 알아야지" 라면서 엄마 가슴에 상처 낼 말들만 골라서 퍼부어댔었다

그 날 이후 엄마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척하셨다

나도 그날 이후 사람들이 내 직업을 물으면 방송 작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방송 작가는 내 직업이 아니다. 그것이 직업 이라고 생각했으면 장애인 프로그램에 전념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 좋은 프로그램, 더 많은 원고료를 따라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작가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24년 동안 장애인 프로그램을 놓은 적이 없다. 그것을 사명감 때문 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용기는 없다. 그렇다고 그것 밖에 할 일이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나는 방송작가로서 내세우기 초라한 장애인 프로그램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첫째로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필요하기 때문이고 셋째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블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언론계에서 보았을 때 장애인 전문 언론은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명예도 없다

하지만 에이블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에이블을 좋아하고 에이블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알고 있으며 에이블이 우리 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애정과 확신 때문에 에이블은 1년만에 장애인 언론으로 자리를 굳혔다. 에이블은 에이블(가능)이다. 더 많은 에이블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에이블을 최고의 언론으로 만들어야 한다

언론계에서 장애인 전문 언론이 초라해지지 않으려면 많은 독자들을 확보해야 한다. 최고의 언론을 만드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에이블은 에이블이다

엄마랑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난 동네 사람들한테 니가 작가라는 말 안해"

엄마는 딸의 장애는 누구한테나 당당히 말하면서 내 직업에 대해서는 열등의식을 갖고 계셨다. 그 이유는 방송 작가라고 말하면 "TV 드라마 뭐 썼는데요" 라고 묻기 때문이다

TV도 아니고 게다가 라디오에서도 장애인 프로그램 작가라는 것이 엄마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던 것이다

" 너두 TV 드라마 쓰면 안되니?"

엄마의 철없는 주문에 나도 모르게 폭발을 하고 말았다

"이것도 감지덕지야. 내 주제를 알아야지" 라면서 엄마 가슴에 상처 낼 말들만 골라서 퍼부어댔었다

그 날 이후 엄마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척하셨다

나도 그날 이후 사람들이 내 직업을 물으면 방송 작가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방송 작가는 내 직업이 아니다. 그것이 직업 이라고 생각했으면 장애인 프로그램에 전념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 좋은 프로그램, 더 많은 원고료를 따라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작가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24년 동안 장애인 프로그램을 놓은 적이 없다. 그것을 사명감 때문 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용기는 없다. 그렇다고 그것 밖에 할 일이 없었다고 겸손하게 말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 때문에 나는 방송작가로서 내세우기 초라한 장애인 프로그램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그건 첫째로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필요하기 때문이고 셋째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블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언론계에서 보았을 때 장애인 전문 언론은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명예도 없다

하지만 에이블을 만드는 사람들은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에이블을 좋아하고 에이블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알고 있으며 에이블이 우리 사회와 공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을 것이다

이런 애정과 확신 때문에 에이블은 1년만에 장애인 언론으로 자리를 굳혔다. 에이블은 에이블(가능)이다. 더 많은 에이블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에이블을 최고의 언론으로 만들어야 한다

언론계에서 장애인 전문 언론이 초라해지지 않으려면 많은 독자들을 확보해야 한다. 최고의 언론을 만드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28년 동안 방송계에 몸담고 있는 방송작가이자 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방송인입니다.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1991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장애인 문예지「솟대문학」을 창간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해오고 있습니다. 틈틈이 단행본을 19권 출간하고 있는데 주로 장애인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우송대학과 의료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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