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아이에게 행복을 가르친다. 사회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녀의 삶이 일반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불행하게 보이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나는 내 아이에게 사회적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리 나름대로의 삶에 긍정성을 일깨워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와 나와의 삶이 결코 불행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기에 나는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행복의 기준은 대체 누가 정해 놓았는가? 휠체어를 타는 장애여성의 몸으로 아이와 단 둘이 살아가는 것이 반드시 불행하다는 법이 어디에 있는가?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우리는 참 행복하다!" 내가 이미 그렇게 말하는 순간에 말하는 나나 듣는 아이나 서로 행복해진다. 이것이 바로 행복을 가르친다는 것이다.
내가 장애여성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기에 불행하고 그러한 엄마 밑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또한 그래서 불행하다는 그런 논리는 나는 참으로 우스울 뿐이다. 한 번은 아이가 외할머니 앞에서 엄마와 같이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우리 어머니께서 아이에게 정색을 하시며 "어디가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셨다.
당신 딸의 삶을 불행하게 여기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엄마야 말로 그런 말씀 하시지 말라고 우리가 행복하다는 게 뭐가 이상하냐고, 그런 생각 버리시라고…. "
사회가 정해놓은 행복의 잣대는 참으로 얄팍하다. 행복에는 조건이 없다. 단지 사회가 정해 놓은 틀로 인해 그 틀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이 소외되는 것일 뿐….
바로 그 소외 계층을 만드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사회가 소외계층을 만들어 놓고서 불행하다고 낙인 찍는 이 모순을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