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에 설치돼 있는 완전 밀폐형 스크린도어. <박종태>

지난 추석 때 싱가포르와 태국을 갈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다.

두 나라 국가 중심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장애인 편의시설을 살펴보았으나 장애인편의시설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방콕 중심가에 설치된 저시력장애인 점자유도블록은 엉망으로 기둥 앞에다 설치해 잘못하면 다칠 위험이 높았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저시력장애인이 한사람도 없는 나라인지 시내 중심가 어느 곳을 찾아보아도 점자유도블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육교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여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나 휠체어장애인은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싱가포르이라는 나라는 면적은 좁지만 동남아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고 있는 그런 도시여서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해 방콕은 기대를 안 해도 싱가포르는 기대를 했다.

싱가포르에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되 있는 새들의 낙원 주롱새공원은 새들의 쇼를 휠체어 장애인들이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앞줄 오른쪽 관람석 앞에 장애인 마크 4곳을 그려놓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했고, 독수리 쇼를 하는 곳도 마찬가지로 왼쪽에 장애인마크를 그려놓아 휠체어를 탄 어머니를 아들이 모시고 와 장애인마크가 그려진 곳에서 편하게 구경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공원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모노레일 타는 곳도 엘리베이터가 설치가 돼 있으나 안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앉아서 층수를 누를 수 있는 숫자 버튼이 없었다. 점자판도 없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볼 수가 없었다.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문도 좁아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하려면 커다란 어려움이 있거나 아니면 아예 탈 수도 없을 것 같다.

또한 시내 중심가 지하철내 장애인편의시설을 꼼꼼히 살펴보니 우리나라처럼 엘리베이터가 있는 역도 있고 없는 곳도 있었다. 중심가역인 오차드역은 사람이 많아 우리나라처럼 많이 붐비었다. 그러나 점자유도블록은 계단에 설치가 안 되어서 볼 수가 없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강장은 점자유도블록은 볼 수가 없었지만, 완전 밀페형 스크린도어가 너무나도 잘 설치가 되어 있었다. 승강장을 완전히 밀페를 하여서 자살을 할 수도 없고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승강장에서 전혀 떨어질 염려가 없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한가지 아쉬운 점은 스크린도어와 지하철 사이에 발판이 없어 잘못 발을 디디면 빠질 염려가 있었다. 간격은 5cm정도로 '우리나라 신길역에 설치된 국산 스크린도어처럼 스크린도어에서 발판이 나오면 더욱 안전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 싱가포르는 1,2,3,호선 지하철을 운행하고 있었고 4호선 공사중이었다.

한가지 부러운 점은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예산은 많이 들더라도 싱가포르 지하철처럼 스크린도어가 전국 지하철 전철에 설치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사람의 귀중한 생명을 위해서, 그리고 저시력 시각장애인 사고방지를 위해 하루속히 설치하기를 기대해본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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