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전경.

강원도 횡성을 다녀오면서 건립한지 얼마 안 돼서 한번 둘러보고 싶었던 원주시장애인복지관을 찾았다. 과연 이곳은 내가 지적할 곳이 없도록 장애인 불편 없이 완벽하게 설치를 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갖고 방문하였다.

원주장애인복지관은 2003년 10월 1일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하였다. 지하1층, 지상3층, 734.25평 규모로 원주시단구동 1486-2(한국통신 강원본부 맞은편) 노인복지관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하는 수중치료실, 세탁건조실, 기계․전기실, 1층은 안내실, 상담실, 진단의무실, 조기교육실, 물리치료실, 나머지 7개 실이 있었다. 2층은 주간보호실, 정보화교육실, 직업훈련실 나머지 6개실, 그리고 3층은 식당, 강당, 옥상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입구에 저시력 시각장애인 위한 촉지도는 한쪽에 치워져 있었다. 입구 점자유도블록 옆에 있어야 했는데…. 그리고 화장실 입구는 음성유도기가 있어서 입구에서 리모콘으로 눌러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한점은 매우 잘 되어 있었다. 그러나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는 화장실 한곳은 위급할 때 누를 수 있는 버튼이 높게 설치가 돼 있어 무용지물 이었고, 또 한 곳은 위급한 상황에서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장치가 아예 설치가 안돼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작아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침대형 휠체어는 이용하기 어려웠다. 운영을 맡은 원주 연세대학교측 직원은 엘리베이터가 작아 불편하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문제는 2층에 휠체어장애인이 비상시 탈출할 수 있는 경사로(램프) 시설이 안 돼 있다는 것이다.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시로 대피하여 탈출을 도울 수 있는 베란다는 사무실 뒤쪽에 있어 휠체어 장애인등 모든 장애인들이 탈출하기 어려운 반면, 직원들 탈출은 아주 쉽게 돼 있어서 어이가 없었다.

직원은 식사후 커피한잔 하는 장소라고 설명을 했다. 1층 입구 지붕에 있는 국기게양대쪽이 넓어 비상시 탈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좋은 것 같은데 창문으로 막혀져 있어 직원과 사무국장에게 건의를 했다. 이곳을 장애인들 탈출구로 만들면 좋겠다고 건의하고 창문 옆에 문을 만들고 양쪽에 가드레일 설치를 설치해 화재 시에 탈출할 수 있도록 하고, 소방관들이 쉽게 구조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고 강력히 건의했다.

2층 화장실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1층과 만찬가지로 돼 있었다. 2층 강당에 가보니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정녕 이곳이 장애인종합복지관이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하는 비상탈출구가 설치가 돼 있었다.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기구가 창문틀에 설치가 돼 있었다. 유격 훈련 때 몸에 줄을 묶어 탈출하는 기구가 있어 어떻게 장애인들이 탈출할 수 있는지 분노했다. 직원들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문은 고양이 조그만 개들이 드나들 수 있는 30cm 정도 되는 크기였다. 형식적인 장애인 탈출 창인지 싶었다. 옆에 옥상으로 나가는 출입문은 40cm 정도 되는 턱이 있어 화재 발생시 및 평상시도 나갈 수가 없었다. 장애인복지관 시설이 완전히 비장애인 시설처럼 설계 및 설치가 돼 있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 지체장애인인 국장도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지하 수중치료실은 넓고 욕조입구에 경사로도 되어 있어 좋아 보였다. 설치가 잘 되어 있으나 담당자 말로는 아이들 용으로 너무 깊이가 얕아 공사를 하여 다시 고쳐야 한다고 하였다. 아이들은 욕조 옆에 앉을 수 있도록 해주면 어른장애인 들과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여러 가지 꼼꼼하게 점검을 하면서 친절하게 도움을 준 연세대학교 원주장애인복지관 측에 감사를 드리고 싶다,

사무국장이 지체장애인이라 친절하고 설명을 해줬다. 많이 대화도 나눴다. 같은 장애인이라 아픔을 잘 아는 것 같았다. 최근 생겨나는 장애인복지관들은 장애인들이 이용 불편한 시설로 만들어지고 비장애인 눈높이로 설계되고 만들어지고 있다.

고치면 예산이 낭비가 된다. 진정으로 장애인들 위하는 마음과 예산낭비를 막는 길은 처음부터 꼼꼼히 설계하고, 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건축을 하는 길이다.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며 진정으로 장애인위하는 마음이다. 찍은 사진을 보면 정말 분노 할 것이다.

하루속히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화재시 대피할 수 있는 곳도 빠르게 설치하여야 한다. 안전을 등한시 한다면 사고는 우리도 모르게 닥쳐온다. 장애인복지관은 더욱 안전에 유념해야 하고,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원주시청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 장애인들은 어떻게 탈출하라고. 마치 군인들이 유격훈련을 받을때 쓰는 비상탈출용 장비 같다.

▲ 계단에는 시각장애인용 점자유도블록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 옥상으로 나가는 출입문에는 40cm나 되는 턱이 있었다.

▲ 엘리베이터는 너무 좁아 침대형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 장애인화장실에는 위급할 때 누르는 버튼이 너무 높게 설치가 돼 있었다.

▲ 복지관 입구에 점자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으나 차가 상습주차하고 있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었다.

▲ 출입구만 잘 만든다면 비상시 장애인들이 유용하게 베란다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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