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바른 보시행을 실천하여 성불하라는 메모와 함께 보내주신 작은 사랑 통장은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병원법당에서 어린 환자들을 만난 것을 인연으로 1997년부터 시작한 아픈 어린이 돕기를 시작하셔서 37명의 어린이에게 희망의 싹을 틔워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늦기는 했지만, 저 또한 이렇게 함께 동참하게 되니 기쁜 마음 그지 없습니다.

작은 사랑의 통장을 받아들고 우리가 타인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품과 금전으로, 지식의 전달로, 또는 따스한 마음만 있다면 시간과 정성을 내어 봉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 자신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삶도 아름답지만, 배려와 사랑으로 남을 도우면서 살아가는 삶 또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 가족, 내 아이를 희망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람도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질병이나 아픔을 얻어 아파하는 사람들의 현실 앞에서 미약한 힘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이 안보여 막막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단지 그들을 위로하면서 따뜻한 이웃으로 서있을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아픔은 나누면 절반으로 된다는 말이 있듯이 함께 하는 동안 아마도 고통의 농도는 희석되어 줄어질 것입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활활 타는 불길은 한 개비의 성냥불에서 시작되고, 거대한 폭포수는 한 방울의 이슬에서 시작됩니다.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렇게 커나가는 거이겠지요

아무리 작은 사랑의 후원도 아픔으로 우는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내고 그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어 줄 것입니다.

스님께서 간절한 마음으로 세우신 서원이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져 온 세상 아이들의 그늘이 되어줄 나무로 자라나고 있음이 보입니다.

제게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작은 기쁨 하나를 안겨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스님께서 화두로 잡으신 "작은 사랑으로 세상을 깨웁니다"를 가슴에 담으며 이만 줄이고자 합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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