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야할 길

그곳은 먼길예요.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시작과 다다름을 가름할수 없는 마음의 저편

그래도 우리가 서로를 보듬으며 가는 곳

함께 가는 삶이예요.

길 가운데 돌부리에 채일 때도 있고

긴 벼랑을 만나 길이 끊어질 때도 있고

폭우 속에 길을 헤멜 수도 있는 것

가다보면 보일꺼예요.

봄길에 꽆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는 길 다독여 걸음 채촉하는

별빛 무수히 쏟아져서

반짝이는 그 곳이 보일꺼에요.

그곳으로 가는 건

기다림의 인내가 시간의 길입니다.

시간의 길위에 서있는 그대

손내밀어 주세요.

우리가 가는 길

돌아보면 문득 아무도 없어

외로워지면 그냥 웃어 보아요.

친구여 한자 한자 힘겹게 써내려간 편지를 읽고나서 한참동안

힘들어 하고 있을 모습이 떠올라 우울했습니다.

다른 장애와 달리 장애가 진행되어가니 얼마쯤 후에는 어떻게 되리라고 앞날을 예측하고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누구나 삶에는 남이 모르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정도의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내일이면 내장애가 어떻게 되겠다고 미리 짐작하지는 말았으면 해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날마다 연장을 갈고 다듬는 목수처럼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나름대로의 인새의 목표도 보이

고 좋은 인생의 집을 완성할 수 있거예요.

제게 힘든 손으로 한자 한자 써보낸 글자들이 저의 마음에서 아름답게 와닿습니다. 이마에 땀방울 맺히도록 한자 한자 써내려간 마음으로 내일을 향해 한발 한발 나가도록 해요

최명숙씨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하고 1991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홍보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한 시인으로 한국장애인문인협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1995년에 곰두리문학상 소설 부문 입상, 2000년 솟대문학 본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장애인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시집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은 절로 떠난다' 등 4권이 있다. 일상 가운데 만나는 뇌성마비친구들, 언론사 기자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 등 무수한 사람들, 이들과 엮어 가는 삶은 지나가면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남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스스로도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속에 기쁜 희망의 햇살을 담고 사는 게 그녀의 꿈이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홈페이지 http://www.kscp.net/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