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명석이는 10년지기 친구이다.

그 친구는 4년 간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

11월에 8급으로 진급해서 더욱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내 주위에서 가장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중의 선두주자이다.

벌써 대학원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으니.

가장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사회복지 공무원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내고 야간에 공부를 해서 이뤄 놓은 결실이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다.

고3때 같은반 아이들이 자고 있다가 담임 선생님에게 걸리기 직전

아이들을 모두 깨워주는 부지런함을 보여주었다.

절대 조는 법이 없었던 강직하고 정신력이 투철한 학생이었다.

도덕책 그리고 윤리책으로 명성이 높았던 그 친구.

별명이 참 많았다.

너무 선해서 너무 착해서 우리는 그를 천사라 칭하였다.

그 친구는 사회복지학과 전문대를 다닐 때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고

급기야 수석졸업을 하였다.

4년제로 편입해서 역시 장학금을 학기 때마다 가져갔다.

졸업 후 사회복지 공무원 시험에서 전남지역 수석을 차지했지만

서울 지방직 시험 역시 합격하여 서울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다.

홀어머니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보였던 것이다.

친구는 가난했다.

그러나 가난을 결코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권모술수에 능한 다른 친구들과 거리가 멀었고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그는 자신의 양심에서 진정 우러나오는 소리에 귀기울일줄 아는 친구였고 자기 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진심으로 아낄줄 알고 보살펴 주었다.

나랑 함께 자취를 할 때에도 일을 미루지 않고 열심히 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곤 했다.

그 친구의 생활 태도는 정말 배울만 했다.

윤리의식이 투철한 공무원 내친구는 청렴결백한 사람이다.

이 시대가 낳은 마지막 휴머니스트... 마지막 양심...

요즈음 공무원의 도덕성이나 양심은 땅에 완전히 떨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공무원의 부정비리와 뒷거래가 오고가기 쉽다는 이야기다.

난 이 세상의 어떤 공무원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명 내 친구의 말은 믿는다.

내친구는 모래시계의 강우석 검사처럼 정말 믿음직스럽다.

4년전 목포에서 내 생일날 고기집에서 가장 성대한 생일 파티를 했을때 내 친구는 서울에서 오전근무를 마치고 5시간 반이 걸리는 기차를 타고 밤늦게 케잌을 가지고 도착해서 자리를 빛내주었다.

내 친구들 그리고 후배들 명석이의 출현에 모두 감동의 도가니탕으로 빠지고 말았다.

언제나 내 친구는 내가 힘들 때마다 내가 지쳐 있을 때마다 내 곁에서 날 지켜준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남의 입장을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줄 안다.

그 친구는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나를 만나고 나를 알았던 연유로 여자와 가까워질 시간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물론 애인이 없지만 그 친구에게 정말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주고 싶다.

그 친구는 인생이라는 주어진 길을 그저 묵묵히 꾸준히 열심히 걷고 있을 뿐이다.

만날수록 따뜻하고 진국인 사람이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다.

친구야 나보다 더 행복하렴.^^

김광욱씨는 현재 한국빈곤문제연구소 비상근간사로 일하고 있다. 1살때 연탄구덩이에 떨어진 장난감을 주으려다 구덩이에 머리부터 빠지는 바람에 화상장애인이 됐다. 그는 조선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학원강사 등으로 취업을 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그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능력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정부과천청사앞에서 화상장애인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화상장애인 인권확보를 위해 세상과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 5월부터 테스란 이름으로 취업전문 사이트 인크루트에 취업실패기를 연재한 적이 있다. 그 사이트에 올린 180여건의 경험담은 최근 '잃어버린 내 얼굴'이란 제목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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