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自閉症)'이라는 용어와 우리가 그렇게 부르고 있는 아이들의 상태는 과연 의미의 사실적 일치가 나타나고 있는가?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문이 될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용어로 인해 그에 대한 연구는 빗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폐증(自閉症)"이라는 용어에서는 왠지 "스스로 닫은 증세"라는 심리적 내폐의 상태를 연상케 한다. 여기엔 '스스로'라는 자아의 의지가 개입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영어의 autism은 "자폐성, 내폐성-환상·백일몽 따위를 일으키기 쉬운 정신상태"라고 해석되고 있다. 또한 국어사전에서는 "자기 세계 안에 들어박혀 대인 관계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는 정신 증세 및 이것이 주가 되는 증세의 정신 질환"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사실 자폐증에 대한 명확한 용어적 규정은 아직도 일치를 못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의학계에서도 정신과, 신경과, 소아과 등 다루고 있는 과가 많고, 의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특수교육학, 발달학, 특수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자폐증에 대한 원인 해석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폐증에 대한 용어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에 대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 마음은 무엇인가,그리고 마음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그 마음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그리고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등등의 설명이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제1부에서는 MBPA심리과학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떻게 심리가 형성되고, 어떻게 심리가 활동되어지는지를 알아야만 자폐증에 대한 사실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폐증이 '스스로 닫은 증세'인가? 이에 대한 답변은 자폐증은 "스스로 닫은 증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많은 자폐유아의 부모들의 사실적 발견이다. 자폐증의 증세들은 폭넓고 다양한 정신-뇌-신체 상호작용의 제한 때문에 정신요소의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서 비롯된 이상발달 또는 이상행동 상태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폐증으로 판정 받은 유아들은 왜 스스로 자신의 마음 문을 닫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가?

일반적으로 사람의 정신활동은 내부에서만의 활동으로도 일어나지만(생각, 느낌), 내부와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일어나기도(신체활동, 감각활동) 한다. 또한 정신 속엔 능동적인 정신활동(인지, 의지, 생각, 사고, 분석, 비교, 분류, 종합화 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수동적인 정신활동(느낌, 감정, 정서, 성취감, 만족감, 기쁨, 슬픔, 노여움, 즐거움 등) 또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종합적으로 일어날 때, 인간의 정신활동은 온전히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폐증으로 판정 받은 유아들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진행해 나가지 못하고 있다.

즉, 눈을 통한 정신활동, 귀를 통한 정신활동, 사람을 통한 정신활동 등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정신-뇌-신체 하나활동의 범위가 좁기 때문이라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환경 속에는 자연적 환경, 인위적 환경, 사람 등이 포함된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당연 스스로 마음 문을 닫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정신-뇌-신체 하나활동인 눈을 통한 정신활동을 전개하지 못하면 눈맞춤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눈맞춤은 '눈알'끼리의 맞춤이 아니라, 눈을 통해 전개되는 계속적인 정신활동이다. 또한 귀를 통한 정신활동도 마찬가지다. 불러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귀를 통한 정신활동의 제한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즉 귀를 통한 뇌의 활동의 범위가 넓어져야만, 귀를 통한 정신활동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됐을 때, 상호작용으로서의 눈맞춤,상호작용으로서의 귀활동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런 활동에 제한을 받는다면, 계속해서 자폐증으로 판정 받은 유아들은 '스스로 마음 문을 닫고 살아가는 것처럼 오해받게 될 것이다.

정인태 교수는 한국유아체육과학학술원 학술원장이면서 한국성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유아체육교육과 담당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유아체육교육과 장애유아체육치료교육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발달지체는 치료라는 개념의 접근이 아닌 발달활동 교육이라는 신개념을 정립, 장애아 치료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정교수는 MBPA과학과 다수의 신지식 정립으로 2001년 정부로부터 우수신지식인에 선정되었고 현재 한국성서대학교 사회교육원 자폐증대체의학과 담당교수이다. 저서로는 '자폐증은 없다', '비디오증후군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텍스트북', '유아체육교육학총론'등 총25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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