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전국사회복지노동조합 소속 10여개 단체는 과천종합청사 앞에서 공동요구안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에이블뉴스 자료사진>

무엇이 문제일까? NEIS로 인하여 시끄럽다. 교장단이? 전교조가? 아니면 한교총이? 게다가 교육인적자원부 소속 공무원들의 집단적인 저항.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시끄럽다. 새만금 간척지 개발도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이젠 낙농회원 축산업자들의 시위도 뜨겁다. 소를 풀어놓고, 우유를 붓고.

이러한 소란한 행동들이 추하게 보이거나 조용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보다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는 아니 젖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대는 자꾸 울어야만 매스컴도 타고, TV, Radio에서도 주제로 삼는다. 사회문제화가 되고, 정부나 권력집단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 분야는 조용하다. 태풍전야인가? 아니면 평온하여 불만이 없는가? 혹은 무기력한 것일까?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의 복리를 방금이라도 해결할 것 같은 선량들은 오늘도 노 대통령의 신상문제에 목숨을 건다. 마치 그것이 국민의 삶과 직결된 것처럼. 과연 그럴까? 이러한 행태가 과연 대통령을 만들어내지 못한 정당의 개혁적인 모습일까? 한쪽에서는 간판만 바꾸는 신당창당작업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것도 집안 내에서 정리가 안되어 주춤거리고 있다. 이것이 집권정당의 개혁적인 모습인가? 어느 집안도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마치 그들은 국민이 아닌 것처럼.

이제 누가 국민의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여전히 사회복지에 전념하는 선량한 국민들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해도 공무원 월급에 3/5에 해당되는 저급한 월급을 받고 일한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설장들의 월급은 자격조건과 무관하게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기업에 취업한 사람의 1/2의 월급을 받을 뿐이다. 며칠 전 사회복지사 국가고시가 치루어졌다. 약60%가 합격했다. 그들은 제1대 국가고시로 사회복지사 1급을 쟁취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뿐이다. 무엇이 달라지는가? 사회복지시설에는 여전히 사회복지직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복지직에 걸맞는 임금체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사회복지분야는 조용하다.

지난주 과천에서 사회복지노조의 움직임이 있었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교사들이 만났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복지 노조 회원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아마도 너무도 신사적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때려부수고, 뒤집어엎고, 난리를 쳤으면, 지겹도록 울부짖었으면 만나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도 조용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간 신문도 조용했고, 매스컴을 다루지도 않았다. 왜 이리도 우리의 목소리는 침묵처럼 간주되어야 하는가?

분명해야 한다. 사회복지노조가 싸워야 할 대상은 사회복지시설의 기관장이 아니다. 정부이다. 왜냐하면 모든 기관장은 정부가 정한 임금체계, 근무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 노조에 근로자 뿐 아니라 월급쟁이 기관장도 노조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우스꽝스러운 기관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노조의 일원에서 배제되는 것은 이상하다. 그들은 근로자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장애인 생활시설장들이 직원들을 동원하여 자신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나를 고발 하시요, 당신들을 위하여" 이 애처로운 호소에 의해 비로소 장애인 생활시설은 2교대를 쟁취하였다. 왜 우리의 싸움은 이토록 처절해야 하는가?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임금은 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하면 수급권자에 해당된다. 이러한 수준으로 어떻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회복지 노조 운동은 정부를 대상으로 한 집단행동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이를 시설의 기관장, 시설장들이 합세해야 한다. 동시에 이들을 길러낸 사회복지 학과 교수님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제자들의 고통에 대하여 모른 척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수님들이 힘을 합쳐서 이러한 구조를 개혁하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학회 회원들도 하나가 되어 목소리를 드높여야 한다. 조용하면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당장 시끄러운 일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이제 추경예산도 끝나간다. 2004년 예산작업이 곧 시작될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또 2005년도를 기다려야 한다.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하나가 되어 세상을 시끄럽게 해야 한다.

지역복지론을 배웠는가? 지금이야말로 사회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은 소진되어 가고 있다. 누가 관심을 가질 것인가? 결국 우리 밖에 없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 복지인들의 권리,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보건복지부가 복지부로 변화된다. 힘을 합쳐야 한다. 화이팅!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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