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베데스다 선교회(당시 회장 양동춘), 한국밀알선교단(당시 단장 이재서), 실로암 선교회(당시 단장 곽정숙)을 중심으로 장애인 선교단체가 장애인 선교의 암흑기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국교회를 향하여 작은 몸짓으로 목숨건 호소를 내뱉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 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장애인선교단체는 급증하였고, 이러한 선교단체의 활동에 힘입어 1981년 남서울제일교회를 비롯하여 많은 교회들이 교회 내에 장애인부서를 세우기도 하고, 장애인 선교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은 기독교계의 장애인 선교에 큰 흐름을 만들었고, 2003년 세계밀알연합회(회장 이재서 박사)가 북한에 휠체어를 제공하는 일과 세계장애인을 향한 선교적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장애인 선교단체의 이와같은 변화와 영향력의 자취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기반을 전적으로 후원금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하여 장애인 선교단체는 자구책의 방향으로 다소 형태를 바꾸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하나는 선교단체가 복지법인을 설립하여 복지지향적인 기관으로 변화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밀알복지재단, 베데스다복지재단, 희망복지재단 등이 그것이다. 둘은 교회를 설립하여 선교회와 교회를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이다. 셋은 수용시설 형태의 장애인 선교회의 확장이다. 국가에서 보호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비인가 단체의 형식으로 장애인들을 수용 보호하는 형태이다. 넷은 교회가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여 장애인 분야의 일을 주도적으로 감당하는 것이다. 그 예가 사랑의 교회이다.

이같이 장애인 선교단체의 존재의 유지에 대한 실존적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 힘쓰고 있고, 노력하지만, 차칫 잘못하면 본래 시작했던 장애인 선교의 정체성에 혼동과 위기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또한 감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 속에서 몇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장애인 선교기관들은 20여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선교의 독창적인 전문성에 있어서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교회의 움직임에 비하여 점범 왜소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장애인 선교의 전문성을 담은 서적이나 전문성 있는 인력들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놓여져 있다.

둘째는 투명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 아직도 장애인 선교단체의 재정에 있어서 그 실체를 확실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늘 힘들고 어렵다는 소리는 많이 나오지만 단체는 줄지않고 늘어만 가는 것은 주장과 반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혹을 갖게 한다. 동시에 재정의 부분에 대하여 공식적인 감사창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일부 선교단체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투명성으로 생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내부에서는 그것 조차 의혹의 눈길로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셋째는 장애인 선교단체의 영향력의 문제이다. 확실한 리더쉽의 부재로 인하여 교회와 사회에 장애인 선교에 대한 영향력이 현격히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요사이는 존재자체에 대한 유무 조차 인식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넷째는 장애인 선교단체 자신의 노력의 결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것 처럼 일부 중증 장애인을 스타로 변화시켜 후원사업에 열을 올리는 경우이다. 많은 장애인들은 가족과 자신의 신앙적 체험과 노력, 그리고 지인들의 지지에 의해 사회에 장애를 극복한 사람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장애인 선교단체들은 그를 초청하여 선교의 열매인 것 처럼 알려서 선교단체의 유지를 위한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섯째 수많은 장애인 중에서 아직도 교회에 가지 못하고, 신앙을 갖지 못한 재가 중증 장애인을 향한 실질적인 전도와 선교에 대한 열정이 식어져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선교단체들이 일상성이고 지속적인 선교활동보다는 이벤트 적이고, 선교단체를 홍보하는 것이 곧 장애인 선교인 것 같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21세기이며, 디지털 시대이다. 사회가 급변할 수록 장애인들의 사회참여화 복음에 가깝게 가는 기회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장애인 선교단체의 올바른 정체성 확립과 활발한 역동적 활약이 기대된다. 투명성과 전문성이 기초가 된 올바른 장애인 선교단체로서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으면, 장애인선교단체는 답보상태에 머물거나 존폐위기에까지 몰리게 될 것이다. 초심, 본래의 열정과 마음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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