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국립특수교육원 강당에서 열린 특수교육정책포럼에서 장애아 무상보육 정책 수립의 배경과 향후계획에 대한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에이블뉴스>

지금부터 3년전일이다. 다운 증후군 아동이 장애아동전담보육시설을 떠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장애아동 어머니 역시 언어장애를 갖고 있었고, 아버지는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장애아동 어머니는 어전만 수업을 하고 마치는 학교보다 종일 보살피면서 언어치료, 그룹활동, 물리치료, 인지, 개별수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을 1년 더 이용할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그러나 일정한 연령이 되면 초등학교에 가는 것이 의무요, 권리라고 설득하고,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맨 처음에는 특수학교에 보내려고 하였다. 그러나 갑자기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민원인의 접수(특수학교가 장애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문제가 있다고 민원을 제출함)를 기준으로 학생선발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선 것이었다. 그리고 이 아동은 특수학교에 입학이 좌절되었다.

그리고 결정된 것은 특수학급에 가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에는 특수학급이 하나도 설치되지 않았다. 결국 그 어머니는 어린이집 원장에게 하소연하였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린이집도 그만두어야 하고, 특수학급도 없고.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감도 통화를 하였다. 이럴 수 있는가? 교육감은 당당하게 말했다.

"교장에게 가서 특수학급을 만들어 달라고 하라."

이것이 교육감이 한 말이다. 그래서 강력하게 항의했다.

"모든 아동들이 아무데서나 학교를 세워달라고 하면 세워주겠냐? 왜 일반아동들을 학교를 지정해 주면서 장애아동을 교장을 만나서 특수학급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해야 하는가? 정상적이라면 당신들이 특수학급을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 아동을 입학시키던가 아니면 이 아동이 그 학교에 입학할 것이니까 교장에게 특수학급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닌가?"

참으로 말 같지 않은 논쟁을 하였다. 결국 이 아동은 본래 지정받은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 특수학급을 만들어 입학하게 되었다. 이것이 장애아동의 현실이다. 가야할 학교도 없고, 그것조차 부모가 뛰어다녀야 한다.

[관련기사]교육부, 장애아 무상보육사업 강력 비판

9월 2일 세미나 시 정동영 연구원의 "특수교육이 곧 치료교육"이라는 주장에 한 특수교사가 "특수교사와 치료교사가 달리 배출되는 것은 모르냐? 지방에서는 특수유치원이든 사설조기교실이든 아무것도 없어서 차를 타고 2시간 이상 오고가며 교육을 받으려는 것이 실상이다. 시설이고 학교도 없는데 무슨 질이며 연계냐? 먼저 시설의 양부터 확충하라"고 말했다.

사실이다. 특수유치원도 얼마 없다. 특수학교가 없는 도시가 얼마나 많은가? 결국 가야할 곳도 없는데 교육인적자원부는 장애아무상보육을 실시한 복지부를 비판한다. 장애아보육시설이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특수유치원에서 특수교육과 짧은 시간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치료교육이 강화된 다양한 조기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시간을 돌보므로 장애아동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면, 장애아동 보육을 비하기 보다는 오히려 도전을 받아 교육인적자원부의 장애영유아교육의 내실과 양적 확충을 서두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우리나라 일반 교육을 돌아보라. 이미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선호되고, 부모들은 학원을 알아보고 이용하는데 온갖 정열을 기울인다. 학교에 대한 기대가 적다. 이 문제는 단지 부모에게 책임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여전이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예산 탓을 한다. 이 땅에서 교사만큼 방학도 길고 많은 봉급을 받고, 승진에 지장이 없는 직장이 어디 있는가? 오히려 학생을 공교육으로 환원시키기 위한 몸부림과 목숨건 투쟁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 역시 마찬가지이다. 5년전이나 지금이 무엇이 달라졌는가? 무엇을 변화시켰는가?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아 무상보육이 실시되니까 불안해서 이 제도를 흠집내려는 의도가 있다면 그러나 의도는 포기되어야 한다.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장애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더욱 이용하고 싶어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교사만 해야 한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다른 기관이 하는 것을 보지도 않고 폄하하려는 시도도 중지되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장애아동과 그 가족이 더욱 나은 서비스를 받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올바른 연계와 협력을 추구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판할 자격보다는 비판받을 것이 많은 상황에서 비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특수유치원을 더욱 발전시켜 장애아동 보육시설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도약해야 할 것이다.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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