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힘은 세계 어디를 가나 동일하다. 엄마의 힘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친숙함이라는 표현으로 ‘아줌마’라는 말을 사용한다.

‘미친소’를 수입하는 문제로, ‘민영화’니, ‘미친교육’이니,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한다면 한다’는 이명박 정부와 맹목적으로 정권의 안정을 추구하는 집단들로 인해 아이고, 어른이고 심란하기만 하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참 암담하지만 그렇게 시끌벅적한 세상에서 장애인의 교육이나 복지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이 없다. 기껏 나온다는 말이 예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지금이 아니라 다음을 기다리라는 말이 더 암울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논바닥 벼 자라듯이 쑥쑥 자라는데 또 기다리란다. 거창한 무엇을 준비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요구에 여전히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까?

국민을 무서워하는 정부를 본 일이 없다보니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고,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그런데 ‘아줌마’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촛불집회에서도 그렇고, 소위 ‘조중동’반대가 그렇고, 광고주 압박이 그렇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아줌마의 힘을 보게 된다. 아줌마의 힘은 이미 오래전에 느꼈던 것이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것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들의 힘은 국회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건을 만들어 내기도 했고, 그런 힘들이 ‘특수교육법’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거침없는 행보는 조자룡에 비할 것이 아니었고, 끈끈하게 결집하는 힘은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장애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 만들어 졌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이 만들어 졌다. 아주 성에 차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없던 것에 비하면 환경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그 아줌마의 힘을 학교현장에서 보고 싶다.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만들어 지고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서는 고개를 외로 꼬고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부모들을 이간질시켜 서로 다툼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가는 교묘한 술수까지 보이고 있다. 이 법이 올해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그 이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부모들이 나서서 그 법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후년에도 우리는 여전히 제자리에서 맴을 돌고 있을 것이고 한탄만 하며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법이다. 아이들을 위해 또 다른 실천을 만들어 가야 할 때다. 앞으로는 그리 녹록하지 않은 상황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래서 아줌마의 힘이 더욱더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실천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어야 할 일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모든 문제들을 언제까지 피해 다니기만 할 것인가.

장애라는 문제가 우리들 삶을 얼마나 메마르게 만드는지는 재삼 거론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힘들고 피곤하다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우리들 스스로 갇힌 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 어른들이야 선택의 결과니 그렇다 해도 아이들이 그 삶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그러기 때문에 지금 더 적극적인 우리들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찾아와야 할 권리들을 위한 연습이라 여긴다면 좀 가벼운 마음으로 나설 수 있지 않을까.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의 뿌리내리기를 시작하는 시점이 지금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나서서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지금의 자리에서 같은 주장을 하며 지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1963년 서울 생. 지적장애와 간질의 복합장애 1급의 아이 부모. 11살이면서 2살의 정신세계를 가진 녀석과 토닥거리며 살고 있고, 현재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에 몸담고 있습니다. 장애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도 많이 모르고 있습니다. 장애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내온 것이 무지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장애라는 것이 일반의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으며 그런 생각은 아이가 자라 학교에 갈 즈음에 환상이란 것을 알게 돼 지금은 배우며 지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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