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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의 말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를 보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2-18 12:20:50
1826년 10월 25일 프랑스 의사이자 학자인 필리프 피넬이 뇌중풍(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장례식장에는 거리의 부랑자, 유랑생활을 하는 사람, 도시 빈민 등 다양한 사람이 몰렸으며 대부분 한때 정신장애로 아파했었던 사람이었다. 한 의사의 운구 행렬에 수많은 사람들이 울면서 뒤따랐으며 길게 늘어선 추모 인파엔 끝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의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정신장애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중세에는 정신장애인을 악마의 장난으로 생각해 족쇄를 채워서 치료보다는 사회격리로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였으며 18세기 말부터 프랑스 의사의 등장으로 보편적으로 이용되던 잔인한 방법대신 인간적인 대우가 더욱 효과적임을 확신하여 정신병자를 쇠사슬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리고 20세기 초에는 치료를 강조되어 정신병원이나 수용소 중심으로 격리 입원시켰으며, 현재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중심의 체계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의 한 부분이 스위니 토드 영화 속에 등장하고 있다.

매년 최고의 포스터를 시상하는 사이트 ‘임파어워즈’가 2007년 최고의 영화포스터로 선정.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에이블포토로 보기 매년 최고의 포스터를 시상하는 사이트 ‘임파어워즈’가 2007년 최고의 영화포스터로 선정.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우선 영화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하려 한다.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이하 스위니 토드)의 원형은 19세기경 런던에서 있었던 160명 살인사건의 실제 인물을 모델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렇게 탄생한 스위니 토드는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을 팀 버튼 감독이 조니 뎁과 함께 영화화했다. 한국에선 이미 2007년 가을, 스위니 토드는 뮤지컬로 먼저 소개되었으며 호평을 받았다.

뭔가 섬뜩하며 살기로 가득찬 한 남자가 런던에 도착한다. 15년 전, 벤저민 바커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스위니 토드(조니 뎁)는 장시간 수감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아내와 딸을 빼앗아간 터핀 판사(앨런 릭맨)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예전에 살던 곳은 파이 집으로 바뀌었지만, 주인 러빗 부인(헬레나 본햄 카터)의 도움으로 2층에 이발소를 연다. 찾아오는 손님을 살해하고 그 시체로 파이를 굽는 스위니 토드와 러빗은 복수에 성공하지만, 복수는 결국 또 다른 복수를 낳아 자신들도 죽게 된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이 영화는 스위니 토드라는 이름을 가진 19세기 영국의 살인마 이발사 이야기이다.

정신병원 직원이 조안나의 머리를 자르려는 장면.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에이블포토로 보기 정신병원 직원이 조안나의 머리를 자르려는 장면.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이 영화 종반부에 가면 19세기 정신병원을 보여준다. 터핀판사가 결혼하려는 스위니 토드의 딸인 조안나가 도망치려 하자 그는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한다. 그렇게 하면 청년이 그녀를 찾지 못할 것이며 정신병원에 있으면서 그동안 너그럽게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게 되어 결국 자신과 결혼을 허락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 조안나를 사랑하게 된 안소니가 가발을 얻으려 한다며 들어가서 그녀를 구해낸다. 가발은 대부분 정신병원에 있던 환자들의 머리를 잘라 만들었기 때문에 안소니는 병원에 들어가 그녀를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19세기의 정신병원은 치료보다는 수용의 의미가 훨씬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정신병원에 수용된 그녀가 아무리 판사가 나쁜 사람이라는 진실을 말해도 그녀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터핀 판사는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것이다.

그동안의 오랜 역사기간 동안 진실을 말하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을 정신병원에 가두었을 것이다. 실제 그 당시에 권력자들은 혁명기의 정적(政敵)을 감금하는 수단으로 정신병원을 악용한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그들이 하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게 되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영화 속에서 그녀가 수용된 곳은 너무 많은 수의 정신장애인들이 한 방에 가득하며 머리 형태에 따라 방들이 분류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그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열악하며 인권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노파가 가게에서 악취가 난다며 경찰에게 알려달라고 하는 모습.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나가는 행인에게 노파가 가게에서 악취가 난다며 경찰에게 알려달라고 하는 모습. ⓒ드림웍스 SKG, 워너 브라더스사
또한 정신장애인들은 영화 속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는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신장애인 백광호가 잡혀 와서 취조 당하던 중에 중요한 증언을 했음에도 형사들은 나중에서야 그것을 알게 된다. 범인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증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해서 일 것이다. 결국 형사들은 정신장애인의 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범인을 놓치게 된 것이다.

이 영화에서 노파는 독을 마신 후 미쳐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노파는 정신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그냥 거리에 방치해 둔다. 영화 내내 진실을 말하지만 아무도 들어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결국 토드의 손에 죽게 된다.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장애를 가진 누군가가 말하기 때문에 영화는 물론 관객에게 혼동을 줄 뿐이다. 더구나 정신장애를 가진 노파가 파이가게에 나타날 때마다 주인이 그녀를 내쫓는데 관객들은 혹시라도 그 노파가 진실을 말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하기 위해 자주 등장시킨다. 결국 이것은 영화 마지막에 노파에게 더 큰 반전의 역할을 담당하게 기초 작업으로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사로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면서 마치려고 한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예전의 정신병원은 형편없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도 과거에 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역사회 안에서 정신장애인도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그런 모습들이 자주 영화에 등장하길 바란다. 그러한 영화내용이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자주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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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권혁철 (docurm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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