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로 움직이는 마우스. ⓒ염희영

집 밖에서도 조명이나 냉, 난방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아파트, 쌀만 씻어두면 알아서 밥을 짓는 똑똑한 밥솥, 어디 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핸드폰 등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일상생활의 많은 모습들이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과 함께 다소 단순하고, 비슷한 기기들이 많았던 보조공학에서도 첨단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첨단 기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답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신기하게도 상당 수의 첨단 보조공학 기술은 군사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보조공학을 그다지 접하지 않았던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보통은 “우와~~” 하는 소리와 함께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을 효과적으로 죽여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기술들이 “어떻게 하면 좀더 사람에게 이롭고 사람을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만나서 보조공학으로 접목되었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보조공학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들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군사 기술만큼 적합한 기술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군사기술이라면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서 오랜 기간 동안 가장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갈릴레이가 망원경 제작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적의 배가 접근하는 것을 보기 위해 망원경 제작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웠다는 일화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 상용화되어 제품으로 많이 판매되고 있는 일명 ‘눈동자로 사용하는 마우스’는 군사 기술이 보조공학에 접목된 예 중 하나이다. 소형 카메라를 이용하여 홍체의 움직임으로 마우스 포인터를 조절할 수 있는 특수마우스로 사지 마비, 루게릭병 등으로 눈동자 이외에는 어떤 곳도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상용화된 위치 추적 서비스를 이용한 보조공학기기도 있다. 본래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은 실종된 군인을 찾기 위해서 개발된 기술이라고 하는데, 이를 활용하면 배회 행동이 있는 치매 노인들의 위치를 찾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개인 정보의 보호와 인권 침해의 범위를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입는 로봇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 사람이 입으면 힘이나 전투 능력이 강해지는 입는 로봇도 본래는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으나, 최근에는 소아마비, 뇌졸중, 다리 골절 등으로 근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에게 활용하기 위한 개발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다.

모든 기술들이 인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지만 보조공학 만큼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이 있을까? 개발하고자 하는 첫 생각은 각기 달랐을지 모르지만 보다 많은 첨단 기술들이 보조공학에 접목되어 보조공학기기로 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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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첨단 과학 기술은 놀랄만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 눈부신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이롭고 편리하게 할 수 있으며, 특히 장애인에게는 지금까지 하던 일들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거나, 하지 못했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칼럼에서는 장애인, 가족 그리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관심과 정보의 부족으로 알려지지 못한 보조공학과 지원 제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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