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 ⓒ김남숙

소금쟁이 그림자. ⓒ김남숙

소금쟁이가 물에 뜨는 이유는 표면장력 때문이라고 설명을 합니다. 표면장력은 표면에서 작용하는 힘으로 액체가 스스로 표면적을 가장 작게 가지려고 하는 힘입니다. 물이라는 액체도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그 살갗에 탄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밀도가 물 보다 큰 0.02G의 소금쟁이가 활동을 하면서도 물의 표면장력을 깨뜨리지 않고 떠 있을 수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소금쟁이의 다리에는 물에 젖지 않도록 발목마디에 방수성의 가는 털이 덮여 있습니다. 그러나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 소금쟁이는 그가 물에 뜨는 이유를 너무나도 간단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림자를 통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만을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진실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눈으로 보이는 것에 의존하는 사이 귀한 시간을 잃고 맙니다. 때로는 무조건 믿는 믿음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소금쟁이는 곤충입니다. 물위에 떠서 사는 곤충입니다. 곤충이라고 모두 날개를 달고 육상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물자라와 물방게 같은 곤충은 물속에서 삽니다. 주머니나방의 암컷은 날개가 퇴화되어 아예 없습니다. 주머니나방의 암컷은 도롱이집 밖으로 단 한 발작도 나오지 않은 채 그 안에서 살다가, 그 안에서 교미를 하고 그 안에서 알을 낳고 그 안에서 죽어갑니다.

곤충이라고 모두 날아다니는 것도 아닌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로 모두 같지 않습니다. 모두 각기 다른 존재가치를 지닌다는 뜻입니다. 그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가 되는 길입니다.

소금쟁이와 그 그림자. ⓒ김남숙

소금쟁이가 만든 아름다운 물결 ⓒ칼럼니스트 김남숙

햇볕 내리지 않는 우중충한 날의 소금쟁이. ⓒ김남숙

김남숙은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생태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청 숲속여행 홈페이지에 숲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기자(記者)로 활동하며 인터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숲에 있는 나무와 풀과 새 그리고 곤충들과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들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 숲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는 김남숙은 숲해설가이며 시인(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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