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쪽 꽃잎(외화피)에 촘촘히 나 있는 수염돌기가 보이지요? ⓒ김남숙

백합목 붓꽃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미얀마 북부, 중국 남부가 원산지이며 중국을 통해 들어 온 이후 가정에서 많이 가꾸고 있는 연미붓꽃입니다.꽃대를 감싸듯 비스듬히 자라는 잎이 두 줄로 부채 모양을 이루고 있어서 꽃이 피기 전에는 범부채와 비슷해 보입니다.

 

타래붓꽃, 각시붓꽃, 솔붓꽃 등을 통틀어 붓꽃이라 하는데 꽃봉오리가 마치 먹물을 머금은 붓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 꽃잎 안쪽에 무지개처럼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어 무지개라는 뜻의 "아이리스" 라고 부릅니다. 아이리스는 프랑스의 나라꽃이기도 합니다.

 

그리스 전설에 의하면 여신 주노에게 아이리스라는 시녀가 있었는데 주피터가 끈질기게 사랑을 구하자 아이리스는 주인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무지개로 변하였다고 합니다.

 

연미붓꽃의 지름은 10Cm 정도이고 바깥쪽의 꽃잎과 안쪽의 꽃잎이 각각 3장씩 있습니다. 바깥쪽의 꽃잎 아래쪽에 희고 노란 수염돌기가 촘촘히 나 있습니다. 3개의 수술은 3개의 암술대 뒷면에 하나씩 있고 꽃밥의 색은 희고 밖을 향해 있습니다. 부채붓꽃의 꽃밥은 자주색입니다.

마침 꽃잎에 비가 쏟아집니다. 비 오는 날 꽃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요?

 

벌과 나비도 습한 날씨에 무거워진 날개를 접고 쉬는 날 바람이 찾아와도 꽃가루를 암술머리로 실어 나르는 일은 쉽지 않겠죠? 속 꽃잎들이 모두 안쪽으로 모아 수술을 감싸 덮고 있습니다.

 

비가 오더라도 수술이 비바람에 떨어져 나가거나 꽃가루가 빗물에 씻겨가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는 것이겠지요. 다음 세대를 이어갈 막중한 책임을 진 꽃가루를 잘 보호하려는 모습이 그 어떤 역경이라도 자식만은 곱게 잘 보호하려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과 닮아 보입니다.

 

- 김남숙 -

꽃밥의 색이 하얗습니다. 부채붓꽃의 꽃밥은 자주색입니다. ⓒ김남숙

주맥이 뚜렷하지 않은 잎은 범부채의 잎과 비슷해 보입니다. ⓒ김남숙

행여 비바람에 꽃가루가 씻겨갈까 안쪽 꽃잎(내피화)이 수술을 감싸고 있습니다. ⓒ김남숙

김남숙은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생태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청 숲속여행 홈페이지에 숲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기자(記者)로 활동하며 인터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숲에 있는 나무와 풀과 새 그리고 곤충들과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들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 숲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는 김남숙은 숲해설가이며 시인(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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